충남도는 25일 오후 도청 대회의실에서 ‘한반도 평화통일과 번영을 위한 남북 농업교류방안 토론회’를 열어 대북농업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충남도 제공
남북이 공동으로 북한에 시범농장을 열어 신품종 개발에 성공하면 식량 증산은 물론 유라시아 농산물 수출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제안이 나왔다.
충남도는 25일 오후 도청 대회의실에서 농업전문가, 한국월드비전, 충남연구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통일과 번영을 위한 남북 농업교류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박인희 충남도 농업기술원 기술개발국장은 ‘신품종·신기술 개발과 남북 기술교류방안’ 발표에 나서 “충남도는 지난해 말 현재 벼 3품종, 인삼 4품종, 딸기 9품종 등 모두 217품종을 개발했다. 이 가운데 7월에 수확하는 극조생종 벼 ‘빠르미’는 저온과 염분에 강해 북한 서해안에서 재배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남북이 합작해 북한지역에 신품종을 실험 재배하는 종자 생산기지를 조성해 벼, 딸기, 인삼, 구기자, 국화 등 품종을 공동 개발하는 대북협력사업을 제안했다. 또 “북한에 생산기지를 두고 충남이 개발한 딸기 품종인 ‘설향’. ‘매향’과 뿌리 화초 백합 실험 재배해 성공한다면 러시아, 중국 등 유라시아로 수출할 수 있고, 구기자의 경우 중국 수입물량을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 국장은 “병·해충 방제, 친환경 방제를 남북이 공동 연구하고 토양분석을 해 작물별로 맞춤형 시비 처방만 해도 북한의 농작물 생산량을 증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범 원광대 석좌교수(한국월드비전 북한농업연구소장)는 “북한의 식량 생산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기상에 따라 진폭이 크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12년 남한 대비 북한의 농업 생산성이 곡물의 경우 60~70%, 채소 30%, 과수 50%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농업 생산성이 낮은 원인으로는 비효율적인 집단영농체제, 농자재 부족, 생산시설 부족, 낮은 토양 비옥도, 자본과 에너지 부족 등이 꼽혔다. 그는 “북한 주민의 75%는 영양 상태가 좋지 않다. 5살 이하의 유아 사망률도 중국의 2배, 한국의 7배 수준이어서 대북 농업협력을 통해 북한의 식량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5일 오후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통일과 번영을 위한 남북 농업교류방안 토론회’ 참석자들이 대북농업교류 성공을 기원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토론에 나선 이주성 한국월드비전 북한사업팀장은 “그동안 지방정부는 정치 상황에 따라 대북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하지 못했고 독자적인 접촉 채널을 확보하고 대북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며 “지방정부가 대북협력의 주체가 돼 북한과 상호 보완적, 협력적 관계를 형성한다면 한반도 화해와 협력, 번영을 이룰 수 있다. 먼저 소규모 시범사업을 통해 경험을 쌓고 면밀한 계획을 수립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진영 한국월드비전 북한농업연구소 자문위원은 “대북사업은 기상이변은 물론 북한 당국의 급작스러운 반입 차단 등 예고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업계획에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대북사업 인력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찬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충남도는 전통적인 농업도로서 다양한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속해서 남과 북에 도움이 되는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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