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증평, 진천 주민 등이 지난 2월 청주시청에서 청주 북이면 ㅇ 업체의 소각 시설 증설을 반대하며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청주 북이지역에 소각시설이 잇따라 들어서자 대기환경 영향권인 이웃 증평, 진천 주민 등도 반발하고 있다. 증평군 제공
마을에 들어선 폐기물 소각장 때문에 암 등 각종 질환이 급증하고 있다며 충북 청주 북이면 주민들이 환경부에 낸 건강 영향조사 청원서 수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청주시 북이면 주민 1523명은 지난 4월22일 환경부에 북이면 지역에 밀집한 소각시설이 주민들의 건강에 미친 영향을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냈다. 서명엔 북이면 전체 주민의 30%이상이 참여했다. 환경부는 12일 청주시 소각시설 밀집지역 주변 주민 건강 영향조사 청원 전문위원회를 열 참이다. 김준호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 사무관은 “전문위원회에서 청원서 등을 살핀 뒤 수용 여부에 관한 의견을 제시하면, 환경보건위원회에서 심의해 조사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마을에 소각장이 들어선 뒤 암 등 각종 질환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지난해부터 청주시에 소각장과 주민 건강 영향, 북이면 지역 주민 질병 등 대한 조사를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환경부에 청원을 했다.
청주지역에는 소각장 11곳이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3곳이 북이면 반경 3㎞ 안에 밀집해 있다. 이들 소각장은 1997~1999년 사이 입주했으며, 하루 543t에 이르는 사업장 폐기물을 소각하고 있다. 폐기물을 소각하면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과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등 유해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북이면 주민협의체가 내 놓은 주민 질환 설문조사지. 북이면 주민협의체
주민들은 폐기물 소각장의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주민들이 암 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북이면 주민협의체가 지난해 낸 자료를 보면, 북이면 마을 19곳의 10년 사이 암 사망자는 60명 이었으며 이 가운데 폐암이 31명 이었다. 호흡기·기관지 질환자는 45명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청원구 보건소가 관리하는 북이면의 재가 암 환자는 45명으로, 청원구 전체 암환자(199명)의 22.6%다. 지금 북이면 인구는 4800여명으로 청원구 전체 인구(19만6천여명)의 2.4%남짓하지만, 북이면의 암 환자 비율은 청주지역 읍·면·동 단위 최고 수준이다. 유민채 북이면 주민협의체 사무국장은 “북이는 청주 외곽 농촌지역인데 유난히 폐암과 호흡기·기관지 질환자 비율이 높다. 소각장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청주 청원구)도 환경부에 청주 북이지역 소각 시설 밀집지역 주변 주민의 건강 영향 조사 실시를 촉구했다. 변 의원은 “주민들은 소각장의 건강 피해를 호소하지만 업체 쪽은 법정 기준에 맞게 운영한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제도가 업체의 면죄부가 되는 기막힌 현실이다. 고통·불안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 건강 영향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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