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대전시지역버스노조 위원장과 허태정 시장, 김광철 대전시버스사업운송조합 이사장(왼쪽 두 번째 부터)이 16일 밤 합의한 임금 협상안을 공개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 시내버스가 정상화됐다.
대전시는 시내버스 노사가 16일 밤 임금 4% 인상, 무사고 수당 월 11만원 지급에 합의했다고 17일 밝혔다. 김희정 대전시지역버스노조 위원장과 김광철 대전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등 노사는 16일 서구 탄방동 버스운송조합 회의실에서 2차 조정회의에 나서 8시간여 만인 밤 10시10분께 임금 및 단체협약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대전 시내버스노조는 17일 새벽 5시30분 첫차 운행 중단을 7시간20분 앞두고 파업을 철회했다.
노조는 임금 7.67% 인상과 월 근로일수 24일 보장을 요구해 왔으며, 지난 10일 파업 찬반투표를 해 조합원 83.7%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한 바 있다. 이에 사 쪽은 임금 2% 인상과 근로일수 23일 보장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대전시의 중재 등으로 사 쪽과 노조는 각각 3.6%, 4.0%까지 임금인상률을 좁혔고, 이날 조정회의에서 사 쪽이 노조의 인상안을 수용하는 대신, 노조는 월 15만원을 요구해온 무사고 수당을 양보해 합의했다. 또 노사는 내년 1월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시프트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시프트 근무제는 현재처럼 일단 하루 9시간씩 주 5일 동안 45시간 일하고, 주 52시간까지 여유 있는 나머지 7시간은 배차 등을 조정해 추가 근무하는 방안이다.
최종 합의에 앞서 합의서 글귀를 놓고 진통을 겪기도 했으나 대전시의 중재로 위기를 넘겼다. 허태정 시장은 “노사가 쟁점이 복잡다단한데도 시민 우선이라는 가치에 부합해 지혜롭게 양보해 합의가 이뤄졌다”며 노사에 감사 인사를 했다. 김희정 위원장은 "최종 합의 내용을 떠나 노사가 합의를 이뤄 시민에게 불편을 주지 않아 만족한다. 정년 연장 등 나머지 과제는 하나씩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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