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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신고…방역당국·농민 긴장

등록 2019-09-29 14:32수정 2019-09-29 14:36

29일 “도축장 계류장서 돼지 19마리 폐사” 신고
‘준전시 수준’ 초소 32곳→101곳 확대했는데 허탈
“마을행사 취소, 조카 결혼식도 불참” 발병 아니길
충남의 한 도축장에서 29일 돼지가 집단 폐사해 방역당국과 축산농들이 긴장하는 가운데 홍성군이 방역에 앞서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충남의 한 도축장에서 29일 돼지가 집단 폐사해 방역당국과 축산농들이 긴장하는 가운데 홍성군이 방역에 앞서 차량을 소독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돼지가 폐사했다구? 돼지열병이 여기도 온 겨?”

29일 낮 충남 홍성의 한 도축장에서 돼지가 집단 폐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홍성군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충남은 전국의 돼지 가운데 21.4%인 240만 마리(1227 농가)를 사육하는 전국 최대 양돈지역이고, 홍성은 85만5천마리(342 농가)가 집중돼 있다.

홍성의 도축장에서는 이날 오전 8시, 도축 검사 과정에서 돼지 가운데 19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관계자가 발견해 신고했다. 도 방역대책상황실은 즉시 도축장을 폐쇄하고 출하 농장에 대해서도 출입통제 조처했다. 또 검사관과 방역관을 도축장과 폐사한 돼지를 출하한 홍성군 장곡면의 농장으로 보내 부검과 검사를 했다. 도축장에서는 19마리 가운데 9마리를 부검해 일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증상인 정상보다 큰 비장과 청색증이 나타났다. 그러나 비장이 정상이고 장간막 미세 출혈 등도 확인돼 압박에 의한 질식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도는 폐사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폐사한 돼지에서 채취한 검삿감을 경북 김천의 농림축산검역본부로 보냈다. 검사 결과는 오늘 밤 9~10시께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폐사한 돼지들은 전날 낮 1시께 홍성군 장곡면의 한 농장에서 출하한 88마리 가운데 일부다. 이 농장은 경기 파주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장과 역학관계가 없으며, 잔여 돼지 검사에서 이상 증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 가축방역 관계자는 “폐사 원인이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확인되면 발생 농장과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농장의 돼지를 모두 살처분하게 된다”며 “광천 농장 50m 이내에는 12곳에서 3만4천마리, 500m~3㎞ 이내에는 62농가가 8만6천마리의 돼지를 각각 사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복(69·홍성군 은하면)씨는 “도축장 계류장에 너무 돼지를 많이 넣어서 폐사했다고 하는데 하필 이런 때 돼지가 폐사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3500마리를 기르는데 사람이 다니면서 병균을 옮길 수도 있다고 해서 마을 체육대회도 취소하고 어제 조카 결혼식에도 안 가고 돼지를 돌보고 있다. 하루빨리 사태가 진정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 가축방역 당국은 ‘전시 수준에 준하는 방역’을 실시했는데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며 허탈해했다. 도는 28~29일 축산차량 소독·출입을 통제하는 초소를 △거점·통제 22곳 △농장 79곳 등 101곳으로 확대했다. 이는 지난 27일 초소가 32곳이었던 점에 비추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어 도는 가축방역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경기·강원·인천지역과 소와 돼지(분뇨)의 반출·반입도 금지했다. 이날 현재 경기 파주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농장들과 연관이 있는 충남의 역학농가는 255곳이다. 도는 이 가운데 잠복 기간이 지난 64곳은 이동제한을 해제하고 191곳만 이동제한을 유지하고 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이날 오후2시 긴급방역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충남은 국내 최대 양돈지역인 만큼 전시에 준하는 비장한 각오로 차단방역을 강화하라”고 지시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와 동물만 감염되는 전염병으로 인수공통감염병이 아니어서 인체 감염 가능성은 없다는 점을 널리 알려 도민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조처하라”고 당부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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