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갑천에서 천연기념물이자 국제보호조류인 큰고니가 월동하고 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국제보호조류이자 천연기념물 201-1호인 큰고니의 대전 갑천 월동개체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단체는 큰고니에 적합한 서식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올겨울 대전에서 월동하는 큰고니가 24마리 확인됐다고 30일 밝혔다. 환경연합은 큰고니는 갑천과 유등천에서 관찰됐으며, 24마리가 확인된 것은 2004년 철새 모니터를 시작한 뒤 가장 많은 개체라고 덧붙였다.
큰고니는 해마다 갑천의 월평공원과 탑립돌보 등에서 10~18마리가 월동해왔으며, 유등천에서 서식이 확인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고 환경연합은 설명했다. 이 단체는 “올해 처음으로 유등천에서도 큰고니가 12마리까지 군집해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교각공사를 위해 유등천 상류의 라바보(튜브 형태의 가동보) 수위를 내리면서 유등천 수심이 3m에서 1m로 낮아진 것이 서식지 확장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경호 이 단체 사무처장은 “겨울철만이라도 유등천 라바보를 개방한다면 큰고니가 월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갑천과 함께 유등천이 멸종위기종인 큰고니의 안정적인 서식처가 될 것이다. 대전시는 큰고니 월동지를 조수보호구역이나 습지보호지역 등 보호지역으로 지정하고 인위적인 행위를 규제해 안정적인 서식처로 조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큰고니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된 국제보호조류이며, 우리나라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201-1호로 각각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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