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정 대전시장(왼쪽에서 네 번째)이 24일 대전시청 브리핑룸에서 ‘조기진단, 치료역량’을 강화하는 내용의 심각 단계 대응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대전시 제공
정부가 코로나19 위기경보를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자, 대전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시장으로 격상하고 선별진료소와 자가격리 시설을 강화하는 등 코로나19에 총력 대응에 나섰다.
허태정 대전시 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대전시청 브리핑룸에서 △의심자 조기 발견 및 관리 강화 △확진자 치료역량 제고 △방역대책 △지역사회 확산 요인 제거 △경제 안정화를 뼈대로 한 심각 단계 대응계획을 발표했다.
시의 대응계획을 보면, 의심자 발견·관리는 5개 자치구 보건소가 핵심이다. 시는 보건소의 일반업무를 중지하고 코로나19 대응업무에 집중하도록 했다. 시는 이동진료소 5곳을 추가로 설치하고 이동 검체 채취팀을 운영하는 한편, 필요하면 선별진료소와 진단검사기관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역학조사를 위해 즉각 대응팀을 6명에서 19명으로 확대했다. 자가격리는 시민안전실이 담당하고 무단이탈하거나 격리에 불응하면 경찰과 협력해 대응하기로 했다. 자가격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시설 2곳(66실)도 마련했다.
확진자 급증에 대비해 치료 시설도 늘렸다. 중증환자를 위해 국가지정시설인 충남대병원을 포함한 의료기관에 음압병실 57개를 확보하고, 경증환자를 위해 221병상 규모의 제2시립노인요양병원을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했다.
시는 또 시내버스·도시철도 등 대중교통과 택시의 방역을 1일 7회로 늘리고, 공공기관 차량 2부제를 잠정 중단했다. 또 어린이집·복지시설·문화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 2300여곳에 대해 심각 단계 해지 때까지 임시 휴관 조처했다. 대전하나시티즌 개막전도 연기하고 프로배구는 무관중 경기를 하도록 했다. 3·1절 기념식 등도 중단할 예정이다.
대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뒤 첫 주말인 지난 22일 중구 은행동 일대 번화가의 모습, 인파로 북적이던 거리가 한산했다. 송인걸 기자
이어 시는 이번 주 입국 예정인 중국 유학생 가운데 대전권 대학 재학생이 19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대학과 협력해 이들을 기숙사에 우선 격리 수용하기로 했다. 또 대상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추가 시설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시는 대전권 신천지 예배당·선교센터 등 31곳의 예배활동을 전면 중단 조처하고, 소독·폐쇄했다. 신도 1만3447명의 명단도 요청했다. 시 보건 당국은 대전에 주소를 둔 대구신천지교회 교인은 7명이며 1명은 음성, 6명은 무증상이라고 전했다. 한편, 충남도는 천안, 아산, 서산, 공주 등 4곳의 신천지교회에 대해 소독하고 폐쇄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대전과 충남은 추가 확진자가 없다. 이에 따라 대전의 확진자는 3명(충남대병원 음압병실 입원)이며, 120명이 자가격리 돼 있고 91명이 검사 중이다. 충남은 우한교포 2명과 계룡대 장교 등 3명이 발생했으나 국립중앙의료원과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인 확진자는 없다. 자가격리자는 39명이고 113명이 검사 중이다.
허 본부장은 “추가 확진자는 없으며 기존 확진자들은 모두 건강상태가 양호하다. 국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에는 오늘 새벽 군인 확진자 1명이 이송돼 격리 수용됐다”며 “국군대전병원에 확진자가 이송되면 우리 시에 통보될 것이며, 유사시 우리 지역 확진자도 입원해 치료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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