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가 11일 인주면 공세리 공세곶창터 발굴에 나섰다. 공세곶창터는 서해 아산만(사진 위쪽)과 인접해 있다. 원 위의 교회건물이 공세리 성당이다. 아산시 제공
충남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 언덕은 100여 년 전 터를 잡은 고딕양식의 가톨릭 성당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시대를 거슬러 조선 중기에 공세리 언덕은 충남의 40여개 군현에서 보낸 조세미를 보관하던 조창 ‘공세곶창’이 있었다. 기록으로 남은 공세곶창의 실체를 밝히는 발굴이 첫 삽을 떴다.
아산시는 11일 아산시 인주면 공세곶창터(충청남도 기념물 제21호)에서 금강문화유산연구원에 의뢰해 고고학적 발굴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발굴지는 공세리 성당 아래 언덕 5000㎡(사진 원안)로, 지난해 시굴에서 주춧돌 등 건물지와 기와가마 등이 확인된 곳이다.
공세리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 조운제도의 중요시설인 조창이 있던 터로, 서해 통로인 아산만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공세곶창지는 1478년(성종 9) 충청도의 40여개 군현의 조세미를 보관했고, 1523년(중종 18)에는 조세미 보관 창고 80칸을 증축했다. 공세곶창은 조운제도가 폐지된 뒤 쇠락해 바닷가 포구와 연결된 통로는 농지로 개간됐고 민가가 들어서면서 성곽의 절반 정도 규모로 추정되는 350m 성벽과 삼도해운판관 선정비 9기가 남아 있다.
지원구 아산시 문화유산과 학예연구사는 “공세곶창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주변에 성곽이 축조된 조창으로 그 중요성이 남다르다”며 “전남 영광의 법성진 조창도 성안에 있으나 진성을 창성으로 활용한 것일 뿐 조창을 위해 성을 축조한 곳은 공세곶창 뿐”이라고 전했다.
아산시는 2018년 조창이 있던 창성 안 1만8435㎡ 가운데 5000㎡를 매입한 데 이어 지난해 공세곶창지 종합정비계획을 마련했다. 시는 발굴을 통해 공세곶창지의 시대와 구조, 성격 등을 규명해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원구 학예연구사는 “발굴 조사를 진행하면서 토지 매입, 성곽 복원을 해 공세곶창이 원형을 회복한다면 공세리 성당과 함께 역사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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