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보건관계자들이 코로나19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세종시 제공
대전에서 작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30일 대전시 누리집 확진자 자료를 보면, 지난 20일 대전 동구 ㄱ교회에서 대전 697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30일 오전 확진된 838번째 확진자(60대·대덕구)까지 142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했다.
시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확진자 142명 가운데 49.3%인 70명이 7개 교회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별로는 △대전 동구 ㄱ교회가 35명으로 가장 많고 △대덕구 ㄴ교회 9명 △대덕구 ㄷ교회 10명 △중구 ㄹ교회 11명 △유성 ㅁ교회 2명 △서구 ㅂ교회 1명 △대덕구 ㅅ교회 2명 등이다.
시는 교회와 관련해 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 발생한 원인으로 경북 상주 비티제이(BTJ)열방센터 방문, 교회 주중 연합모임(학습), 성탄절 전후 대면 예배 및 식사 등을 꼽았다. 교회 발 확진자가 급증하자 시 보건관계자는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허탈하다”고 하소연했다.
확진자가 늘어나면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돼 경제·문화·사회 등 각 분야에서 제약이 커진다. 자영업자·예술인 등의 경제적인 어려움은 물론 학생과 시민도 일상 활동을 규제받는데도 이를 외면한 일부 교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아무개(46·서구 월평동)씨는 “올해는 하루하루 확진자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어딜 다녀갔는지, 어디 사는지, 어떻게 하면 감염을 피할 수 있는지 귀를 쫑긋 세우고 살았다”며 “우리는 아이들 학교·학원 보내기도 두려운데 방역 지침을 안 지키는 이들을 보면 짜증을 넘어 증오심을 느낀다”고 하소연했다. 정이무개(54·서구 둔산동)씨는 “교회를 욕하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신앙인으로서 변명할 말이 없다. 코로나19는 인류에게 닥친 위기이므로 고통을 분담하고 사회적인 규범을 지키는 것이 하나님을 모시는 신앙인의 자세”라고 말했다.
정해교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일부 교회가 대면 예배를 하고, 식사하고, 학습 모임을 운영하는 것 등은 방역에 대한 도전으로 어렵게 하루를 버티는 시민을 보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연말연시 방역대책을 위반하는 사례가 확인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고발 조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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