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이 국내 첫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하는 등 결핵 치료와 퇴치에 앞장선 선교사 ‘셔우드 홀’ 기념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사진은 기념관 건립 예정지. 고성군 제공
국내 첫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하는 등 결핵 치료와 퇴치에 앞장선 선교사 ‘셔우드 홀’ 기념관이 강원도 고성에 건립된다.
고성군은 거진읍 화진포의 성(일명 김일성 별장) 인근에서 ‘화진포 셔우드 홀 문화공간 조성사업’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이 사업은 셔우드 홀 기념관을 건립하고, 이와 연계한 각종 문화·예술 행사를 여는 것이 뼈대다.
고성군은 2023년까지 31억8500만원을 들여 연면적 1274㎡에 2층 규모의 셔우드 홀 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기념관이 건립되면 거진항에서 화진포까지 이어진 해파랑길 48구간과 연계한 걷기 행사 등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1893년 서울에서 선교사의 아들로 태어난 셔우드 홀은 선교사로 활동하며 1928년 ‘결핵 환자의 위생학교’라는 이름의 결핵요양소를 세웠으며, 1932년에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남대문을 그린 크리스마스실을 발행했다. 그는 당초 민족 최대의 적인 결핵을 퇴치하는 도안으로 거북선이 적합하다고 판단했지만, 조선총독부의 허가를 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남대문으로 바꿨다. 이후 1940년 스파이 혐의로 일본헌병대에 체포되는 등 고초를 겪기도 했다.
그는 또 1938년 고성에 ‘화진포의 성’을 건립해 선교사 휴양소로 활용하기도 했다. 화진포의 성은 해방 후 북한 공산당의 귀빈 휴양소로 사용됐는데 김일성과 김정일 등 일가족이 이곳에서 이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김일성 별장’으로도 불리고 있다.
정명길 고성군청 관광개발팀장은 “셔우드 홀은 일제에 의해 해외로 추방될 때까지 우리 민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했다. 기념관을 건립해 조선인을 위해 헌신한 셔우드 홀의 업적을 기념하고,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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