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가 강릉에서 운영 중인 ‘빅데이터 기반 양간지풍 도시산불 방재관리 기술 리빙랩’ 개요. 강원대 제공
산불과 태풍, 집중호우 등 동해안 지역의 대형재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역거점국립대학인 강원대가 지역사회와 손잡고 리빙랩을 운영하기로 했다. 리빙랩은 연구자가 연구실 안에서만 진행하지 않고 수요자인 시민과 함께 문제를 풀어가고 결과물을 만드는 개방형 실험실을 뜻한다.
강원도 동해안은 2019년 4월 고성·속초·강릉·동해 등을 휩쓴 대형산불로 특별재난지역에 선포되는 등 잦은 대형산불 위험에 노출된 지역이다. 또 2019년 10월에는 제18호 태풍 탓에 삼척시 일대가 물에 잠겨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강원대는 폭우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삼척시와 ‘호우 재해영향 모델 고도화 사업 리빙랩’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강원대는 지난 6월 삼척시와 업무협약을 하고 방재전문대학원 김병식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호우영향예보 기술을 삼척시에 실증 적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많은 비가 올 때 사람과 도로, 농축산업, 공공시설 등에 대한 비 피해 위험성과 이에 따른 구체적인 대응 요령 등의 정보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다.
현재는 기상청에서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의 강수량을 중심으로 날씨를 예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술이 도입되면 강수량에 따른 개별 도로의 침수 여부와 이에 따른 위험성 경고, 우회 도로 안내, 농경지 침수와 이에 따른 예상 피해, 여객선이나 항공기 운항 지연과 시설 출입 통제 등의 정보를 함께 받을 수 있다.
강원대는 또 강릉시와 손잡고 ‘빅데이터 기반 양간지풍 도시산불 방재관리 기술 리빙랩’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와 강원도에서 21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강원대는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산불감시와 진화, 대응을 위해 지능형 폐회로텔레비전과 산불감시용 무인비행기, 빅데이터 기반 산불 영상 감지기술 등을 개발하고 강릉시 경포동 일대에서 실제로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강원대는 이런 대형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2023년부터 ‘에이아이(AI) 재난과학과’를 신설할 계획도 갖고 있다. 강원대는 재난관리 인력 양성을 통해 지역 맞춤형 연구기술을 활성화하고,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리빙랩 사업을 총괄하는 김병식 교수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자연재난재해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동해안 지역이 국내 최초 스마트 방재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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