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지역 단체들 “불통·지역무시 강원랜드 사장 물러나라”

9일부터 ‘사장 퇴진’ 무기한 천막농성…정선군의회도 퇴진운동 동참

폐광지역 사회단체 연석회의가 강원랜드 사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공추위 제공

강원 폐광지역 사회단체에 이어 정선군의회까지 사장 퇴진 운동에 동참하는 등 강원랜드와 지역주민 사이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정선군의회는 13일 성명을 내어 “지역 상생발전을 저해하고, 주민 위에 군림하는 이삼걸 강원랜드 사장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정선군민과 함께 이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군의회는 “폐광지역 생존권 쟁취를 위한 주민들의 대정부 투쟁 결과 지금의 강원랜드가 탄생했다. 주민들은 지역과 기업의 상생발전을 요구했지만 강원랜드의 존립 목적을 모르는 낙하산 인사 탓에 폐광지역 희망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며 “불통경영·지역무시·주민분열 일으키는 이삼걸 사장은 즉각 물러나야 한다. 또 정부도 현 사태의 원인이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인지하고 재발 방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폐광지역 사회단체 연석회의도 지난 9일부터 강원랜드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무기한 천막농성을 펴고 있다. 연석회의는 정선군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공추위)와 영월군·정선군·삼척시 도계읍 번영회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이 사장 취임 뒤 강원랜드가 지역사회와의 소통 창구인 상생협력실을 팀으로 축소하고 폐광지역 1800여명이 근무하는 협력사와의 소통 창구인 상생팀 폐지하며, 밀키트 등 신사업을 추진해 지역주민을 무시하고 지역 영세상인의 생계를 위협한다고 이 사장을 비판하고 있다. 이 사장은 행정안전부 2차관 출신으로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시장과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한 바 있다.

이에 이 사장은 서한문을 내어 “지역과의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강원랜드 설립 취지를 되새기고, 회사의 기본을 다지면서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 관계를 새롭게 만들어 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땜질식 임시방편으로 현 상황을 모면하려는 꼼수다. 진솔한 사과와 상생에 대한 확고한 의지 표명 요구가 묵살됐다”며 퇴진 운동에 돌입했다.

연석회의는 천막농성과 정당·총리실·청와대 항의방문에 이어 3월3일에는 강원랜드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주민 집회도 열 참이다.

박수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