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는 전두환씨가 9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인정신문에 출석한 뒤 귀가하고 있다.<한겨레> 자료사진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조사위)가 전두환씨 등 신군부 핵심인물 5명의 조사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5·18조사위는 “신군부 중요인물 5명의 본격적인 대면조사를 위한 서한문을 1일 발송했다”고 2일 밝혔다.
5·18조사위가 서한문을 보낸 인물은 5·18 당시 국군 보안사령관이자 합동수사본부장, 중앙정보부장 서리 등의 직책을 맡았던 전두환씨와 수도경비사령관 노태우씨, 계엄사령관 이희성씨, 육군 참모차장 황영시씨, 특전사령관 정호용씨다.
5·18조사위는 최근까지 장병 800여명을 조사해 200여명으로부터 5·18 당시 지휘체계와 발포명령 체계 등에 대해 유의미한 증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핵심 지휘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위는 조사 대상자 대부분 고령이어서 더는 조사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씨는 지난 9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사자명예훼손사건 항소심 공판에 출석했다. 그러나 나흘 뒤인 지난 13일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다.
노태우씨의 경우 병상에 누워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지만 고개를 움직이거나 눈을 깜박이는 방식으로 의사소통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성, 황영시씨 등도 고령으로 건강이 안 좋은 상태로 파악된다. 정호용씨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상황으로 올해 5월 5·18조사위에 ‘5·18 때 아무런 지휘 권한이 없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
5·18조사위는 조사대상자의 연령과 건강 등을 고려해 방문조사를 할 계획이다. 이들이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동행명령장 발부, 검찰총장에게 고발 및 수사 요청, 특별검사 임명 요청도 고려하고 있다. 또 이들을 시작으로 5·18 당시 군 지휘부 35명에 대한 조사도 순차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박진언 5·18조사위 대외협력관은 “5·18조사위는 발포명령 등에 대한 장병들의 진술을 충분히 확보한 만큼 이제부터는 지휘부 조사를 시작할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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