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19일 광주광역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김향득 사진가 제공
“촛불집회 때 시민들이 ‘5·18민중항쟁 횃불시위’를 재연한 사진을 ‘베니스 비엔날레 광주 특별전’ 전시장 아카이브 때 소개한다고 들었어요.”
고교생 5·18 시민군 출신 김향득(60) 사진가는 지난달 31일 “2016년 11월19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에서 5·18항쟁 때처럼 횃불시위를 재연하는 장면을 찍었던 게 잊히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80년 5·18 때 시민군 거점이었던 옛 전남도청의 변화를 앵글에 담는 것에 천착하고 있는 작가다. 2007년 12월 대선이 끝난 뒤 눈이 쌓인 옛 전남도청 앞 풍경, 도청 앞 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추모 300일 행사 등이 대표작이다. 그는 광주 대동고 3학년 때 항쟁에 참여해 5월27일 마지막 새벽, 광주와이더블유시에이(YWCA)회관에서 계엄군에게 붙잡혀 2개월간 고초를 겪었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베니스 비엔날레 광주특별전 전시회 때 한국 민주주의 역사를 소개하는 아카이브에 나경택 사진가의 5·18 사진들과 김 사진가의 횃불 집회 재연 사진 등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2021년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1년 미뤄 열리는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에 ‘오월의 꽃’이 활짝 필 것으로 보인다. 광주비엔날레재단은 2020년 5·18 40돌을 맞아 열었던 5·18특별전을 이탈리아 베니스 스파지오 베를렌디스 전시장으로 옮겨 ‘앙코르전’을 연다. 5·18특별전은 4월20일부터 11월27일까지 약 7개월간 이어진다. 5·18특별전 전시 제목 ‘꽃 핀 쪽으로’는 한강 작가의 5·18을 그린 소설 <소년이 온다>의 제6장 소제목에서 따왔다.
광주비엔날레 재단은 3월31일 해외문화홍보원, 이탈리아 한국문화원과 함께 공동으로 <소년이 온다>의 한강 작가와 로마 사피엔차대학교 쥬세 피나 데 니콜라 교수가 함께하는 ‘작가와의 대화’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한강 작가와의 대화: <소년이 온다>를 읽고’는 5·18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전시 뿐 아니라 문학적 상상력과 연계해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이탈리아 현지인 및 교민등을 대상으로 마련된 전시연계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31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한강 작가와의 대화: <소년이 온다>를 읽고’ 프로그램에 나온 한강 작가. 광주비엔날레재단 제공
5·18특별전은 세 개 섹션으로 나뉘며, 국내외 작가 11명이 참여한다. 첫 번째 섹션은 5·18과 한국 민주화의 역사를 소개하는 아카이브 전시이다. 두 번째 섹션은 광주의 역사·기억·트라우마·전통·건축 및 정신적 유산 등의 내용을 다룬 광주비엔날레 작품으로 구성했다. 세 번째 섹션은 홍성담·노순택·안창홍·진 마이어슨·최선 등 작가들이 5·18과 민중을 주제로 작업한 작품이 전시된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5·18을 매개로 국제 사회가 공감하고 연대하며 예술의 사회적 실천이 생성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