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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협의 없이…‘더현대 광주’ 쇼핑몰 건립 발표 논란

등록 2022-07-08 07:00수정 2022-07-08 14:44

현대, ‘근대유산’ 전방·일신방직 터에 복합쇼핑몰 건설
시민단체 “협상 제안서도 접수되지 않아…공공성 훼손”
광주시 북구 임동 전남방직㈜, 일신방직㈜ 공장 터. 조계현씨 제공
광주시 북구 임동 전남방직㈜, 일신방직㈜ 공장 터. 조계현씨 제공
일제강점기 산업시설이 남아 있는 광주 임동의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 터에 현대백화점그룹이 ‘복합쇼핑몰’ 건립계획을 서둘러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가 공공성 확보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공간을 상업 용도로 개발하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광주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전남방직과 일신방직은 2020년 4월 공장 터(29만3290㎡·8만8720평)를 일반 공업용지에서 주거·상업 용지로 변경해달라는 신청을 광주시에 냈다. 2007년 무렵 평동산단에 지은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임동 공장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당시 두 회사가 시에 낸 제안서엔 4500여가구가 입주할 초고층 상가아파트 단지와 호텔, 쇼핑복합시설 등을 짓는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시는 전문가 합동 태스크포스(TF)와 시민설명회를 거쳐 도시계획 변경 본협상을 위한 조건을 통보했다. 여기엔 △공장건축물 보존과 아파트 위주의 개발 지양 △상업·업무·사회·문화시설 융복합지구 개발 △설계공모와 특별건축구역제 도입 등이 포함됐다. 시는 지난해 11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지은 화력발전소, 보일러실1·2, 고가수조(높은 곳에 설치한 물탱크) 등 4곳은 지금 위치에 원형 보존하고 10곳은 원형 보존 또는 부분 보존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용역 결과도 발표했다. 그러자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 시가 제시한 조건을 수용했고, 시는 임동 방직 공장 터를 도시계획 변경 협상 대상지로 선정했다.

광주시 북구 임동 전남방직, 일신방직 터. <한겨레> 자료사진
광주시 북구 임동 전남방직, 일신방직 터. <한겨레> 자료사진
문제는 광주시에 임동 방직 공장 터의 도시계획 변경협상 제안서가 접수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개발계획이 서둘러 발표됐다는 점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6일 휴먼스홀딩스와 함께 전남·일신방직 터 안에 대규모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가칭)’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휴먼스홀딩스는 2020년 7월 전남·일신방직과 공장 터 매매 계약을 했다.

이에 대해 ‘전남·일신방직 부지 공공성 확보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 이기훈 집행위원장은 “복합몰 건립 계획이 언론을 통해 마치 확정된 것처럼 발표된 점은 부적절하다. 주요 공장건축물 보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협상 전제 조건은 지켜져야 하며, 이런 식으로 졸속 추진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연말까지 협상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광주시장직 인수위원회는 이날 “그간 시가 휴먼스홀딩스, 전남·일신방직 쪽과 사업 부지 안 근대산업유산 보존과 활용 방안에 대해 협상을 해왔다. 사전 협상 결과가 본협상에 성실하게 반영돼야 하고, 복합쇼핑몰의 경제 효과와 일자리 창출 기능을 꼼꼼히 확인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 쪽은 “2~3년 전부터 휴먼스홀딩스와 협의해왔던 복합몰 건립 계획을 출사표 형식으로 발표한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휴먼스홀딩스 쪽은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협상 제안서를 시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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