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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도 하나 남기고 ‘철거’…사라져가는 광주 근대 건축물들

등록 2019-06-19 16:41수정 2019-06-19 16:52

근대 건축물들 헐리고 훼손 심각
시 매입 등 보존방안 마련 시급
광주 충장로 5가에 있던 옛 조흥은행(신한은행) 건물.전남도립대 건축정보센터(Archi.com) 캡처
광주 충장로 5가에 있던 옛 조흥은행(신한은행) 건물.전남도립대 건축정보센터(Archi.com) 캡처
광주의 오래된 근대 건축물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있다. 시민들의 오래된 기억이 스며있는 근대 건축물을 광주의 미래유산으로 지정해 보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는 2010년부터 근대건축물 기록보존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12개의 근대건축물의 설계도면 등을 확보해 보관하고 있다. 남동성당·광주극장·한금석 가옥·지성고시원·경도상회·기독병원 관사·일신방직 안 발전소 보일러실 등이다. 해마다 오래된 건축물 2~3개를 선정해 건물의 설계도나 도면 등을 기록하고 있다.

만석꾼 최상현 선생이 1942년 지은 남구 사동의 청운독서실 건물.전남도립대 건축정보센터(Archi.com) 캡처
만석꾼 최상현 선생이 1942년 지은 남구 사동의 청운독서실 건물.전남도립대 건축정보센터(Archi.com) 캡처
문제는 근대 건축물의 설계도 등을 기록으로만 남기고 있는 사이, 근대 건축물들이 헐리고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광주 충장로 5가에 있던 옛 조흥은행(신한은행) 건물은 지난해 2월 헐린 뒤 1년이 넘도록 빈 터로 남아 있다. 1943년 충장로에 문을 연 조흥은행은 1962년 신축된 광주의 대표적 근대 건물의 하나였지만 한 건설업체에 매각된 뒤 순식간에 헐려 버렸다. 옛 전남도청 인근 광주와이엠시에이 금남로관 옆의 일본식 목조주택(1910년대 건립)과 남광주역사(1934년)도 광주시의 무관심 속에 철거된 지 오래다.

학교·관공서·의료기관 등 근대 건축물과 달리 개인이 소유한 근대 건축물의 관리는 한계에 달한 경우도 적지 않다. 만석꾼 최상현 선생이 1942년 지은 남구 사동의 청운독서실 건물은 전통한옥, 일본·서양식 건축양식이 혼재된 독특한 근대 건축물이지만 점차 훼손되고 있다. 남구 백운동 지성고시원은 1930년대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로 한 때 신학대 기숙사로 사용됐다가 학생들이 공부하는 독서실로 바뀌었다.

광주의 근대 건축물이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선 실태조사를 통해 광주미래유산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광주시가 2003년 전남대 천득염 교수팀에 발주해 받은 ‘광주 근대 문화유산 목록화 및 조사보고서’에 나오는 건물들의 변화 실태부터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광주시 남구 백운동 지성고시원은 1930년대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이다.전남도립대 건축정보센터(Archi.com) 캡처
광주시 남구 백운동 지성고시원은 1930년대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이다.전남도립대 건축정보센터(Archi.com) 캡처
서울시는 시민들의 공통 기억과 감성이 담긴 유·무형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3년 정치역사, 시민생활, 문화예술, 도시관리, 산업노동 등 시 5개 분과위원회를 통해 근대건축물 등 461개를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했다. 미래유산 중 7개는 문화재로 등록됐다. 부산·대구시도 근대건축물 실태를 조사해 보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근대 건축물은 지방정부가 직접 매입하는 등 시민자산화 운동도 필요하다. 천득염 전남대 교수(건축학부)는 “시가 근대건축물을 매입해 외피는 보존하고 내부는 고쳐서 시민 문화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건축사는 “가치가 있는 근대건축물을 광주미래유산으로 지정하고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건물은 시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매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서울시가 2013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한 학림다방(學林茶房)은 1956년 대학로에 개업한 커피숍으로 1981년 민주화운동단체인 전국민주학생연맹이 첫 회합을 가진 장소다. ‘학림사건’의 시발점이 된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 미래유산 누리집
서울시가 2013년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선정한 학림다방(學林茶房)은 1956년 대학로에 개업한 커피숍으로 1981년 민주화운동단체인 전국민주학생연맹이 첫 회합을 가진 장소다. ‘학림사건’의 시발점이 된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 미래유산 누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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