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방송(KBC) 호반써밋플레이스 전경 이미지.
일부 지역 민영방송사가 자회사를 통해 공공택지 입찰 분양에 참여하는 등 ‘꼼수경영’을 하는데도 관련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가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다각화라는 명목으로 벌어지는 지역 민방에 대해 방통위가 재허가 심사와 연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광주방송(KBC) 자회사인 케이비시플러스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새도시·공공택지 아파트 용지 입찰에 33차례나 응찰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케이비시플러스는 호반건설그룹 계열사인 광주방송이 100%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다. 케이비시플러스는 2013년 대구광역시 달성군 유가면 봉리에 있는 대구테크노폴리스 에이15 구역을 낙찰받은 뒤 곧바로 호반엔지니어링에 매각했다. 호반엔지니어링은 광주방송의 최대주주인 호반그룹 계열사다. 호반 쪽은 대구테크노폴리스 에이15 구역 아파트 770가구를 3.3㎡당 평균 600만원대에 분양했다.
지역 민방이 방송 업무 관련 외주사가 아니라 택지 분양과 아파트 사업 시행을 위해 자회사를 두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선 광주방송이 자회사를 최대주주인 호반건설그룹(39.59%)의 이른바 ‘벌떼 입찰’에 활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황금알’로 꼽히는 공동주택개발 사업에 계열사 수십곳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광주방송 고위 관계자는 “모기업의 도움을 받아 사업 다각화를 하려고 공동 주택사업을 하려고 했지만 직접 시행은 하지 않았다. 방송사가 자회사를 통해 택지 분양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방송사 재허가 심사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역 민방이 아파트 택지 분양 관련 자회사를 두는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영방송 재허가 심사 과정에서 최대주주와 관련된 공공성 문제는 별도 심사위원회를 마련해 엄정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경영이 어렵다면서도 매각하지 않고 방송사를 쥐고 있으면서 사업 다각화라는 명분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방송통신위원회가 최대주주에 이익을 주는 불공정한 행위를 파악해 재허가 심사와 연계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방송은 최근 새 사옥(3~5층) 입주를 끝낸 ‘호반써밋플레이스’ 주상복합 건물을 건축하는 과정에서도 부적절한 보도로 입길에 오른 적이 있다. 호반써밋플레이스는 지상 48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로, 광주방송의 자회사 케이비시플러스와 호반건설이 시공을 맡아 2015년부터 건립을 추진해 완공됐다. 광주방송은 광주시에서 건축허가가 지연되자 2015년 9~10월 2주일여 동안 시 건축행정 비판 보도를 10건이나 내보냈다. 광주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교통이 매우 혼잡한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와 상가, 방송국 시설을 건설하려는 기이한 사업에 승인이 난 것은 보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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