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곳곳에 30층 이상 아파트 등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도시 풍광이 획일화되고 있다. 함인선 교수 발표문 갈무리
광주광역시 곳곳에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아파트 장벽’으로 도시 풍경이 획일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민간 영역에도 마스터플래너(MP) 제도를 도입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장연주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부위원장이 광주시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광주시 안 30층 이상 건축물은 총 39곳으로 조사됐다. 준공된 건물은 11곳이고 착공 중인 건물은 17곳이며, 미착공 승인 건물은 6곳, 사업승인 진행 중인 건물은 5곳 등이다. 업무시설 3곳을 제외하곤 모두 공동주택·오피스텔·주상복합 등이다. 30층 이상 건축물 39곳 중 이용섭 광주시장 취임 이후 건축 승인·허가를 받은 곳은 10곳으로 25%나 된다.
더욱이 옛 도심에 30층 이상 건축물 등 초고층 ‘아파트 장벽’이 들어설 예정이다. 광주에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사업 대상은 △주택 재개발 33곳 △주택 재건축 13곳 △주거환경개선 2곳 등 모두 48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광주 무등산 인근 조망권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동구에서 추진되는 주택 재개발 사업이 14곳으로 28%나 된다.
지난 9일 광주도시미래포럼 주관으로 열린 광주시민 100인 공론장에서 함인선 광주시 총괄건축가가 제시한 아파트 단지 대안 풍광.
문제는 도심의 건축물 높이를 제한할 조례 등이 없다는 점이다. 이 시장은 시의회에서 “40층 이하로 건축물이 지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조망권과 일조권 등에 피해를 주는 건축물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광주시 도시계획위에 상정된 안건 22건 중 원안의결(6건), 조건부(14건)로 통과된 안건이 90%에 이른다. 신태양 광주시 공공건축가는 “광주는 땅값이 서울·경기의 10분의 1인데도 개발 이득을 얻기 위해 높이만 짓고 있다. 도시계획위가 엄격하게 심의하는 게 필요하다. 아파트 단지의 경우 평균 15층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다운 명품도시 건축정책’이 당장 실효성을 가지려면 민간건축 영역에도 마스터플래너 제도 등이 도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 총괄건축가인 한양대 함인선 교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우선 서울시처럼 공공건축가들이 참여하는 마스터플래너들이 민간 건축물에도 디자인과 공공성 부문의 자문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연주 시의원은 “무엇보다 지구단위계획 종상향 제한지역 규정을 강화해야 하고 주변 경관 등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은 조망권, 일조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5층 이하 또는 40m 이하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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