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무등산 북방산개구리가 지난해보다 한달 빨리 산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공단은 추위가 갑자기 찾아오면 개구리들이 얼어 죽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는 “지난 24일 무등산 정상부 장불재 습지(해발 900m)에서 환경부 지정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인 북방산개구리의 첫 산란을 관측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북방산개구리의 산란은 2013년 무등산국립공원 지정 이후 가장 빠르며, 3월1일 관측된 지난해보다 37일 앞선다.
무등산국립공원 장불재에서 지난해보다 37일 빨리 관측된 북방산개구리 알.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 제공
북방산개구리는 일정 기간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고 비가 내리면 산란을 시작한다. 지난해 1월 무등산 장불재 평균 기온은 영하 5.5도였지만, 올해 1월은 이보다 7.1도 높은 영상 1.6도로 측정됐다. 또한 개구리가 산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달 23∼24일 기온은 3.1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영하 3.5도보다 6.6도 높았다. 광주지역 1월 평균 강수량은 올해 74.9㎜, 지난해 16.4㎜였다. 동부사무소는 갑자기 한파가 닥치면 동면에서 깬 개구리들이 대량으로 동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다빈 동부사무소 자원보전과 주임은 “무등산 정상부보다 기온이 높은 저지대에서 개구리 산란이 더 활발할 것으로 보여 심각한 상황이다. 일주일에 한번씩 무등산 일대 개구리 개체 파악에 나서는 등 관찰활동을 강화하고 서식지 환경을 살필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