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지난 2, 3일 서구 염주동 염주체육관에 임시로 마련한 자동차 이동형 선별진료소(드라이브스루)를 운영했다. 광주시 제공
서울과 대구, 창원 등에 이어 광주광역시에서도 코로나19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확진자가 나왔다. 광주시는 지역사회 감염에 대비해 세번째 감염병 전담병원을 지정할 방안을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4일 보건당국 등의 말을 종합하면, 광주시 동구 학동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는 ㄱ(57·남구 봉선동)씨가 이날 코로나19 양성 확진 판정을 받고 빛고을전남대병원에 격리됐다. ㄱ씨는 전날 오후 5시께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2·3차 검사를 통해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ㄱ씨는 신천지와 관련이 없고, 국외 여행 이력도 없으며, 광주양림교회 확진자와 접촉한 일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ㄱ씨의 아내와 아들은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5개 동 480가구 주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앞서 경남도도 지난 3일 경남 25번째 확진자(48·남)에 대한 역학조사를 ‘원인 불명’으로 종결 처리한 바 있다. 경남도는 “지난달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이 환자는 지난 3일 퇴원했지만, 감염 경로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경남도와 창원시 역학조사반은 본인 진술, 폐회로텔레비전, 신용카드 사용 명세, 휴대전화 지피에스(GPS) 등을 통해 접촉자 등을 조사했지만, 뚜렷한 감염 경로를 확인할 수 없었다.
광주광역시 남구 노대동 빛고을전남대병원 전경.
서울시도 성동구의 한 주상복합건물에서 발생한 12명 집단감염과 관련해 최초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입원 환자와 환자의 가족, 간병인 등 1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최초 확진자인 161번째 환자의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상태다.
신민호 전남대 의대 교수(예방의학과)는 “밀접 접촉자는 자가격리하고 나머지 주민들에겐 증상이 나타나면 선별진료소를 찾도록 안내해야 한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나타난 것은 지역사회 감염 확산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매우 중요한 신호다. 감염병 전담병원을 추가로 지정하고 생활치료센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광주 여건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광주의 감염병 전담병원은 빛고을전남대병원과 광주시립제2요양병원 등 2곳(105개 병상)뿐이다. 보건복지부는 시립병원 등 공공의료원이 전무한 광주에 감염병 전담병원 1곳을 추가로 지정해 모두 250개 병상을 마련하도록 한 상태다. 시는 접촉자 격리시설 1곳을 생활치료센터로 전환하기 위해 의료인력을 확보하고자 시 의사회 등과 협의하고 있다. 광주시 쪽은 “광주에 감염병 전담병원을 추가로 지정하기 위해 적절한 대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정대하 최상원 서혜미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