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가 코로나19 자가격리 위반자의 촬영 영상을 방송사에 제공한 행위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침해라고 판단했다.
22일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의 말을 종합하면 광주광역시의 한 자치구 공무원 ㄱ씨는 지난해 7월6일 광주의 한 방송사에 코로나19 자가격리 위반자 ㄴ씨를 촬영한 영상을 제공했다.
당시 ㄴ씨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구청으로부터 2주간의 자가격리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어기고 직장으로 이동했다. 구청 코로나 대응팀과 청원경찰은 ㄴ씨의 직장으로 출동해 ㄴ씨가 자가격리 조치에 항의하는 모습 등을 증거로 촬영했다.
ㄱ씨는 출입기자가 ㄴ씨의 영상을 요구하자 격리지침 준수에 대한 인식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제공했다. 해당 영상은 얼굴 등이 모자이크 처리돼 방송기사에 나왔다.
ㄴ씨는 방송에 본인의 뒷모습과 성씨, 직장 위치 등이 노출돼 영업 피해를 봤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는 이 영상이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대한 증거자료이기 때문에 수집한 목적 외의 용도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과 헌법에서 보장하는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인권위는 해당 구청장에게 ㄴ씨를 대상으로 개인정보보호 직무교육을 진행하고 공익적 목적으로 방송사 등에 영상을 제공하더라도 개인정보보호법을 어기지 않도록 내부 절차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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