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1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윤상원 열사 묘지를 참배하고 있다.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 제공
5·18단체가 지난달 말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에게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5·18기념재단과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5·18민중항쟁 제41주년 행사위원회는 3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어 “광주 학살 책임자 노태우의 아들 재헌씨가 몇 차례 국립5·18민주묘지 참배했다고 5·18 학살의 책임을 용서받은 것처럼 평가받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5·18단체는 “아버지를 대신해서 5·18 희생 영령들께 사죄한다는 글을 남긴 재헌씨의 행보에 대해 일부 언론은 참회로 보는 해석을 했다. 하지만 대리 사죄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노태우의 육성이 담긴 진심 어린 사죄와 함께 5·18 진상규명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5·18단체는 또 “이미 재헌씨는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경상도 군인들이 광주 시민들 씨를 말리러 왔다는 유언비어를 듣고 시민들이 무기고를 습격했다’고 왜곡한 노태우 회고록을 개정하고 5·18 관련 자료 공개 등 진실 규명에 협조하겠다고 수 차례 밝혔다. 하지만 그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보여주기식 5·18묘지 참배만을 이어갈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재헌씨의 대리 사죄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는 노태우의 ‘국립묘지 안장’을 희망하는 목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노태우 정권의 치적을 과대 포장하는 등 재평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우리는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5·18단체는 “학살자는 학살자이다. 5·18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만이 노태우의 죄업을 씻는 길임을 재헌씨는 숙고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헌씨는 지난달 21일 오전 11시께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 노 전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분향소에 헌화하는 등 30여분 간 참배했다. 앞서 그는 2019년 8월과 지난해 5월에도 5·18묘역을 참배했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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