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대사 내정자 만난 ‘위안부’ 피해 이용수 할머니 “죽기 전에…”

대구 찾은 윤덕민 내정자와 면담…‘위안부’ 해결 당부
윤 내정자, 정식 임명 전 ‘비공식 일정’ 이유로 말아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1일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한겨레>와 만나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 내정자를 만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규현 기자 [e-mail]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 내정자가 대구를 찾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만났다.

윤 내정자는 21일 오전 11시께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이 할머니를 만났다. 비공식 일정으로 이 할머니를 만난 윤 내정자는 이 할머니에게 “오래오래 건강하시라”는 등 안부 인사를 건넸다. 이 할머니와 대화를 마치고 나온 윤 내정자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냐는 <한겨레>의 질문에 “오늘은 비공개 만남이었다. 제가 아직 공식 임명된 것이 아니고,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 동의)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윤 내정자에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해달라고 촉구했다고 한다. 이 할머니는 <한겨레>와 만나 “(윤 내정자가) 이제 일본에 대사로 가니까 우리 문제 좀 잘 해결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바뀌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으냐는 말에는 “정권이 바뀌어도 안 바뀌어도 똑같다. 그래도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살아있는 내가 책임이 너무 무거워서 요즘 잠이 오지 않는다. ‘할머니들 다 죽기를 바라느냐’고 말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하지 않았다. 남아 있는 할머니들 소원이라도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일 주일 한국대사에 지명된 윤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에서 4년 동안 국립외교원장을 지냈다.

김규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