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형마트 옥상 주차장. 추락방지시설이 없어서 차량 추락사고가 우려된다. 부산시 제공
#1. 부산 사상구 내리막길에 조성된 공영주차장은 주차 차량이 굴러가지 않도록 도로 바닥에 고임목을 설치하지 않았다. 부산시는 공영주차장을 관리하는 사상구청에 고임목을 조속히 설치하라고 통보했다.
#2. 2002년 완공된 부산의 한 대형마트 4층 옥상에 조성된 주차장은 200여m 구간에 차량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하지 않았다. 부산시는 조속히 이 구간에 추락방지 시설을 설치하라고 명령했다.
지난해 12월 부산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택시가 도로에 추락했다. 사고가 일어나고 여섯달이 지났지만, 부산시설공단·기초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과 대형마트 주차장의 안전시설은 10곳 가운데 2곳이 여전히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2~6월 부산 공영주차장 188곳(건축물식 111곳과 경사지 77곳)과 대형마트 주차장 30곳을 대상으로 안전시설을 제대로 설치했는지 점검했더니, 공영주차장 45곳(23.9%)과 대형마트 8곳(26.6%)의 안전시설이 부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건축물식 공영주차장 111곳 가운데 22곳(19.8%)은 경사로 등 일부 구간에 추락 방지 시설을 설치하지 않았다. 건축물식 공영주차장 16곳(14.4%)의 추락방지 시설은 차량 충돌 때 관련 법률에 따른 규정을 제대로 충족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주차장법 시행규칙은 ‘주차장 운영자는 2t 차량이 시속 20㎞로 달려서 추락방지 안전시설을 정면으로 충돌했을 때 견딜 수 있는지를 전문기관에 맡겨 확인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부산 사상구 공영주차장. 내리막길인데도 차가 굴러가는 것을 예방하는 고임목을 설치하지 않았다. 부산시 제공
경사진 곳에 설치된 공영주차장 77곳 가운데 7곳(9%)은 차가 굴러가는 것을 예방하는 고임목을 설치하지 않거나, 고임목을 찾기 쉬운 곳에 두지 않았다. 대형마트 30곳 가운데 3곳(10%)은 주차장 일부 구간에 추락방지 안전시설을 설치하지 않았다. 대형마트 5곳은 주차 차량이 추락방지 안전시설을 정면으로 충돌했을 때 견딜 수 있는지를 전문기관에 맡겨 확인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해 12월 부산 연제구 홈플러스 연산점 5층 주차장에서 택시가 굉음을 내며 외벽을 뚫고 6차로 도로에 추락해 신호대기 중이던 차들을 덮쳤다. 이 사고로 택시 운전자가 숨지고, 차량 10여대가 파손됐다. 또 차량 탑승자 5명과 보행자 2명 등 7명이 다쳤다. 이후 조사에서 이 건물 외벽에 추락 방지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