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업들은 도전정신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대기업들이 소통·협력을 1순위로 꼽은 것과 대조적이다.
부산상공회의소는 16일 “매출액 1천억원 이상 기업 가운데 인재상을 공개하고 있는 제조업 59곳, 기타 서비스업 22곳, 건설업 11곳, 도소매업 8곳 등 100곳이 채용하려는 인재의 조건을 분석해 9개 부분으로 유형화했더니 ‘도전정신’을 요구한 기업이 76곳으로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창의성’(65곳), ‘열정’(58곳), ‘원칙과 신뢰’(55곳), ‘전문성’(54곳), ‘소통과 협력’(53곳), ‘주인의식’(43곳), ‘실행력’(25곳), ‘글로벌 역량’(19곳)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도전정신·창의성·열정, 건설업은 도전정신·창의성·원칙·신뢰, 기타 서비스업은 도전정신·전문성·소통·협력, 도·소매업은 열정·창의성·도전정신·소통과 협력을 먼저 꼽았다.
반면 대한상공회의소가 2018년 전국 매출 100대 기업의 인재상을 조사했더니 소통과 협력, 전문성, 원칙·신뢰가 상위를 달렸다. 부산 100대 기업이 선호하는 1~3순위인 도전정신, 창의성, 열정은 각각 4순위, 6순위, 7순위였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대한상공회의소가 2013년 전국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도전정신’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으나 최근 엠제트(MZ)세대의 경제활동 확대, 직장 내 세대 갈등 심화, 양성평등 등이 주요 경영 이슈로 부상함에 따라 인재상에서도 소통과 협력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전국 상위기업과 부산기업의 업종과 규모 등 특성이 상이해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엠제트세대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고 세대 갈등이 부산 기업에서도 동일한 경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소통과 협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전종윤 부산상공회의소 기업동향분석센터 과장대리는 “현재 지역 주요기업들은 새산업 진출과 기술혁신 등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되는 전통적인 인재상을 여전히 높게 평가하고 있으나 엠제트세대 청년 구직자들과의 성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지역기업들이 엠제트세대 구인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업의 인재상을 고집하기보다는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일자리 제공을 위해 소통과 협력 그리고 전문성에 더 높은 비중을 두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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