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캄보디아의 친구들이 프놈펜 근처에 지은 초등학교에서 학생·교사·후원자들이 함께했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제공
“다달이 5천~1만원씩 후원해주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가 12일 발표한 ‘12회 이태석봉사상’ 수상자인 ‘캄보디아의 친구들’을 이끄는 정효경(64)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단체여서 헌신적이고 훌륭한 삶을 사신 이태석 신부님과 거리가 있는데도 격려해 주시니 감사하다”며 “수상의 영광을 후원자분들께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의 친구들은 2007년 7월 치과의사들이 중심이 돼 출범했다. 앞서 그해 3월 일주일 동안 캄보디아 프놈펜 근처 도시빈민촌인 알롱깡안에서 무료 진료활동을 펼친 15명이 “작은 것이라도 나눌 때 행복해진다”는 것에 의기투합했고 올해까지 16년째 캄보디아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캄보디아의 친구들은 600여명의 회원이 낸 회비로 운영된다. 회비는 전액 캄보디아의 사업을 지원하며, 운영비로는 쓰지 않는다. 사무실을 따로 두지 않고 운영위원들과 회원들이 무보수로 사무를 직접 처리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친구들은 해마다 봄·가을 알롱깡안에 봉사단을 보내 내과·치과 진료를 하고 구강 보건교육을 한다. 프놈펜 주변 마을을 돌면서 진료하는 이동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 무료 진료소에서 치과 진료를 시작했고 마침내 지난 3월 무료 진료소 건물을 완공했다. 정 대표는 “단기 방문 진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상설 무료 진료소를 설립하고 이곳에서 근무할 의료인을 육성하기로 했는데 마침내 목표를 이뤘다”고 말했다.
더 반가운 것은 2007년 의료봉사에서 만났던 중학생 2명이 캄보디아의 친구들의 후원으로 치과의사가 되어 2018년부터 무료 진료소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캄보디아의 친구들은 교육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인다. 2008년 기술학교를 설립해 청소년들의 취업을 돕고 교실 없이 수업하는 아이들을 위해 2012년 초등학교를 지었다. 2007년부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이 학업 중단을 하지 않도록 해마다 1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또 캄보디아 의대·치대·간호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을 후원하고 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아이들과 함께한 고 이태석 신부.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 누리집
정 대표는 “우리가 전달하는 물질들이 그들의 삶을 어그러지지 않게 잘 도울 수 있는 길을 늘 생각하고 고민하게 된다. 무료 진료소의 시설과 인력 지원에 좀 더 집중하고 장학사업으로 배출한 아이들이 캄보디아 의료계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태석봉사상은 아프리카 남수단 톤즈에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한 이태석 신부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부산사람이태석기념사업회가 2012년 제정했다. 12회 시상식은 새해 1월 부산시청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캄보디아의 친구들 후원 (010)8901 7935.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