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염원을 담아 국토 종단에 나선 마라토너 강명구씨.
“판문점까지 달리는 동안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바뀌기를 기원합니다.”
9일 오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만난 통일 마라토너 강명구(63·
사진)씨가 ‘평화협정촉구 국민대행진’에 나선 계기를 이렇게 말했다. 국민대행진은 27일 정전협정 기념일을 맞아 국민과 함께 판문점을 향해 달리는 행사다.
강씨는 지난 7일 제주 강정마을에서 제주도청까지 40㎞를 뛰었다. 지난 8일 부산에 도착한 강씨는 9일 부산시청에서 울산 울주군 서생면사무소까지 34㎞를 간다. 그는 울산~경주~대구~경북 성주까지 간 뒤 차를 타고 광주로 이동해 순창~전주~익산~대전~경기도 성남을 거쳐 26일 광화문 광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27일 평화문화제에 참여한 뒤 사흘 동안 판문점과 가까운 도라산역까지 시민들과 함께 단축 마라톤과 걷기를 한다. 나날이 30~40㎞를 23일 동안 총 728㎞를 달린다.
강씨는 “종일 달리다 보면 호흡은 가쁘고 다리도 참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온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마음으로 힘을 낸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유모차 앞에 ‘남북 평화통일 염원’이라는 문구를 붙이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까지 5200㎞의 대륙을 횡단하는 마라톤을 완주했다. 통일 문구를 앞세운 이유는 북한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 성묘를 마음껏 하고 싶다는 소원 때문이다. 이어 2015년 9월 독도 세월호 추모 달리기, 2016년 네팔 지진피해돕기 마라톤, 2017년 사드 반대 평화마라톤으로 통일과 평화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2017년 9월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네덜란드에서 출발하는 16개국 1만5000㎞ 구간의 유라시아 대륙을 마라톤으로 횡단했다.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되고,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체제가 들어섰으면 좋겠어요. 시민들과 함께 뛰며 간절히 바랍니다.” 강씨는 부산시청에서 울산 쪽으로 나아갔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부산본부 등 시민단체 관계자와 시민들이 그의 뒤를 따랐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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