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민공원 야외주차장의 코로나19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소. 부산시 제공
장기간 유럽여행을 다녀온 20대 여성이 코로나19 의심증상이 있는데도 인천공항검역소를 통과해 김해공항검역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바람에 국내선 비행기 탑승객들이 무더기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이 비행기엔 승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사결과 100명 넘게 탑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9일 부산시와 질병관리본부의 말을 종합하면, 부산 102번째 확진자(23·여)는 1월2일 출국해 지난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공항을 출발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공항을 거쳐 17일 낮 12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 여성은 입국 나흘 전인 13일 인후통과 기침 증상이 나타나 17일 인천공항검역소에서 “목이 아프다”고 말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고 했으나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검역관한테 “김해공항에서 검사를 받겠다”고 했다. 이에 검역관은 마스크 착용 등 기본수칙을 전달하고 김해공항 이동을 허가했고 김해공항검역소에 통보했다.
부산 102번째 확진자는 오후 1시10분 택시를 탔고 오후 1시48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오후 3시 대한항공 비행기에 탑승했고 오후 4시5분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김해공항검역소는 국내선 청사에서 부산 102번째 확진자를 기다렸다가 국제선 청사 격리실로 데려갔다. 이 여성은 오후 4시30분부터 격리실에서 대기하며 코로나19 검사와 이동경로 등 역학조사를 받았고 밤 11시께 확정 판정을 받았다. 119구급차를 타고 18일 새벽 1시20분 부산의료원에 입원했다.
입국 나흘 전부터 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인천공항검역소를 그냥 통과하면서 부산 102번째 확진자가 탑승했던 부산행 대한항공 승객 129명 가운데 16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질병관리본부는 비행기 승객이 확진자가 되면 확진자의 앞·뒤 3줄과 옆좌석 승객을 자가격리하는데 부산 102번째 확진자는 맨 뒷좌석에 앉았다.
질병관리본부 김해검역소는 “인천공항검역소에 대기자가 너무 많아서 김해공항검역소에서 검사를 받도록 한 것 같다. 부산 102번째 확진자는 다행히 비행기 안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인천공항검역소의 대처가 아쉽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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