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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폭주하는 자본의 시대 ‘야생 균’에서 답을 찾다

등록 2021-11-12 05:00수정 2021-11-12 10:00

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
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 지음, 정문주 옮김 l 더숲 l 1만6000원

2014년 발간된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는 자본주의 부조리에 맞선 일본 시골빵집 ‘다루마리’ 주인의 감동적인 이야기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주목받을 때 “부패와 순환하지 않는 돈이 자본주의 모순을 낳았다”며 진정한 삶의 가치와 노동의 의미, 대안을 제시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다루마리 주인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가 지금까지 8년간 농축된 이야기를 다시 책으로 펴냈다. 문전성시를 이루던 빵집의 주 무대는 오카야마현 가쓰야마에서 돗토리현 지즈초로 바뀌었고 저자는 맥주 장인이 되었다. ‘인간이 목숨을 유지하려면 자기 외의 존재를 파괴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야생 균에서 찾는 과정이 소박하고 따스하게 펼쳐진다. 인간과 자연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균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일을 그만두고 싶어 하는 직원이 있으면 푸른 곰팡이로, 배기가스가 늘어나면 회색 곰팡이로, 인근에서 농약을 살포하면 검은 곰팡이로 내려앉았다.

지즈초는 ‘인구가 너무 적어 최소한의 가게 운영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이주를 꺼렸지만 그가 꿈에 그리던 자연을 선물했고 ‘장시간 저온 발효법’이라는 필살기까지 탄생하게 했다. 자연환경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는 아내 마리코의 소원도 이뤄졌다. 맥주 장인이 되어서는 ‘맥주 맛은 이래야 한다’는 대기업이 만든 고정관념을 깨고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들려고 애쓴다. 좋은 균, 나쁜 균을 나누는 이분법적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찾고 모두와 공존하는 또 다른 도전을 다짐한다. 김세미 기자 ab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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