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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열여덟에 찾아온 난치병, 난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등록 2021-12-17 04:59수정 2021-12-17 09:31

당연한 하루는 없다
희우 지음 l 수오서재 l 1만 3500원

“(…) 아프다가 아픈 나에게 지쳤다가 하면서 한 달을 보냈다 . 잊어갈 때쯤 내 앞으로 등기가 하나 도착했다 . 제목 ‘장애정도 심사 결과 안내’ (중략 ) 판정결과 : 신장 -심한 장애’ 그 종이를 본 나는 심한 장애인이 되었다 . ”

고 3을 몇 달 앞둔 어느날 , 루푸스 신염이라는 희소 난치병이 18살 소녀에게 찾아왔다 . 전교 1등 , 첫 여성 학생회장 , 서울대 입학생이란 수식어 뒤엔 노력과 승부욕 , 열망이 들끓고 있었다 . 잘 하지도 못했던 장거리 달리기는 이를 악물고 버텨 1등으로 들어왔을 만큼 , 태권도 겨루기 상대에게 쌍코피의 굴욕을 선사했을 만큼, 튼튼한 몸과 정신력을 가지고 있었다 . 인터넷 소설 속 여주인공의 연약함을 부러워하며 가끔씩은 픽픽 쓰러지는 인물이 되고 싶기도 했다 . 병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

스물일곱이 된 작가는 양쪽 신장 기능이 모두 소실되어 복막투석을 하게 되기까지 10년간의 투병기를 책에 담았다 . 루푸스와 처음 마주했던 그날의 기억부터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변해버린 모습 , 그런 그를 알아보지 못했던 친구들 , 아픈 몸을 숨기다 게으르고 뺀질거린다는 오해를 받았던 일상들 , 부모님의 신장 공여가 물거품이 됐을 때의 솔직한 심정과 미래를 꿈꿀 때마다 좌절감에 무너져내릴 뻔했던 순간들을 편지처럼 , 일기처럼 , 넋두리처럼 담았다 .

작가는 “오랜 시간 병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으며 몹시 외로웠기에 (…) 외로운 누군가의 곁에 나의 울음이 조용히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지만 책은 우울하지 않다 . 몸도 마음도 치열한 고통과 싸워야 했던 그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 김세미 기자 ab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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