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간화선 입문’ 펴내 대중화
국제사이트 개설 외국인에 서비스
실참자 위한 ‘참선 교과서’ 2권도 나와
국제사이트 개설 외국인에 서비스
실참자 위한 ‘참선 교과서’ 2권도 나와
'‘대나무 그림자로 섬돌을 쓸지만/티끌 하나 움직이지 않고/달빛이 우물바닥까지 꿰뚫지만/물 속에는 아무 흔적도 없네.’ 곧바로 마음으로 들어가 그 본바탕을 드러내는 간화선을 국내외 대중들이 접할 수 있는 길이 다각도로 열리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포교원은 실제 참선 수행을 하는 선승들이 참여해 지난해 펴낸 <간화선>을 좀 더 쉽고 간략히 정리해 <간화선 입문>으로 내놓았다. 또 한국의 간화선에 관심을 갖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선을 알리기 위한 국제 사이트(www.koreanbuddhism.net)를 개설했다. <간화선 입문>에선 ‘선은 무언인지’, ‘간화선은 무엇인지’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으로 출발한다. 또 ‘간화선 수행의 기본 조건’에서 ‘정견의 확립과 발심이 왜 중요한지’, ‘깨침이란 무엇이며, 무엇을 깨닫는 것인지’ 등에 대해 궁금증을 풀어준다. 특히 ‘생활 속에서 참구하는 방법’이 자상하게 안내되어 있다. 가령 초심자는 어떻게 화두를 참구해야 하는지, 일상 생활에서 경계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등에 대한 설명이 일반인들의 화두선 수행을 돕는다. “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Who am I? Where am I going?) 최근 개설된 조계종 국제 사이트도 한국 불교의 강점인 간화선 알리기가 초점이다. 이 사이트의 선사 편에선 원효, 의상, 도의 보조, 보우, 나옹 등 옛 선지식 뿐 아니라 경허, 만공, 전강, 성철, 숭산 등 근현대 선사들의 일대기를 소개하고 있다. 조계종은 지난달 연 영문에 이어 최근 일본어와 중국어도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제사이트에 순수 외국인 방문자는 아직 하루 1백여 명 정도다. 이들은 ‘이뭣고’ 화두란 어떻게 하는 것인지, 화두와 주문수행은 어떻게 다른지 등에 대해서도 질문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이렇듯 수행에 관심이 높은 점을 감안해 포교원도 <간화선 입문>을 외국어로 간략히 정리해 서비스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는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등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국제 사회에 간화선 붐을 조성하기로 했다. 조계종은 지난 14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서 매주 화요일 오후 7시~9시30분에 3개월 과정으로 간화선입문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조계종은 이어 중앙신도회와 조계사, 불광사에서 이 프로그램을 실시해 일반인들이 화두선을 할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수많은 선 관련 책 중에서도 바이블로 꼽히는 책 두 권이 출간돼 관심을 모은다. 그 중 한권은 중국 출신의 법학자이자 외교관으로 로마 바티칸 교황청 공사로 근무했던 존 우가 중국 역대 조사들의 일화와 선시를 소개하고 해설한 <선의 황금시대><한문화 펴냄·김연수 번역)다. 이 책은 1967년 영문 초판이 나온 이래 40년 가까이 선의 텍스트로 주목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저자가 오경웅이란 이름으로 번역 출간된 적이 있다. 또 한국의 간화선을 세계에 알리고 지난 2004년 열반한 숭산 선사가 직접 화두선법을 상세히 설명해주는 <숭산 스님의 선학강좌>(이른아침 펴냄)도 함께 출간돼 실제 참선을 해보려는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조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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