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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스티븐 킹의 매혹적 종말론 완전판

등록 2008-01-25 19:06

〈스탠드 1~6〉
〈스탠드 1~6〉
〈스탠드 1~6〉
스티븐 킹 지음·조재형 옮김/황금가지·1~5권 9500원, 6권 1만1000원

종말론은 언제나 사람들을 매혹시킨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또한 마찬가지일 테다. 흑사병이 단숨에 유럽 인구의 3분의 1을 쓸어버린 이후, 전염병의 창궐은 종말론의 매혹적인 시나리오였다. 스티븐 킹은 인류를 멸망시킬 질병 속에, 1970년대까지 어렴풋이 남아있던 냉전을 슬그머니 비틀어 넣었다.

네바다의 생화학전 연구소에서 누출된 치사율 99.4%의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단 2주 만에 멸망시킨다. 사고를 숨기기 위해 독감 유행이라는 거짓 뉴스를 퍼뜨리는 정부, 진원지가 미국임을 은폐하고자 소련 등지에 몰래 전염병을 숨기고 들어가는 스파이들도 확산에 한몫 한다. 종말 이후 살아남은 자들의 생존담은 공포소설과 모험소설의 경계를 넘나든다. 하느님과 사탄이 등장해 “세계의 운명을 건 선과 악의 대결”을 펼치지만, 어디까지나 인간 군상의 드라마다. 신도 악마도 조연일 뿐, 인간은 선택하고 고군분투한다. 변종 바이러스는 〈나는 전설이다〉를, 사람들을 따라다니는 붉은 눈의 악마는 〈반지의 제왕〉을 떠올리게끔 한다. 그러나 종말 이후의 세상에 차근차근 리얼리티의 벽돌을 쌓아올리는 것은 스티븐 킹만의 재주다.

1978년 공개된 〈스탠드〉는 종말 문학의 걸작이자, 스티븐 킹 인생 전반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자리잡았다. 1990년 스티븐 킹은 출판사의 편집 분량을 맞추기 위해 삭제됐던 부분을 다시 살려 가공한 완전판을 내놓았으며, 완전판 번역은 스티븐 킹 마니아로 알려진 조재형씨 몫으로 돌아갔다. 〈스탠드〉의 설정은 수많은 소설과 영화에서 인용·변주되었다. 인기 미드 〈로스트〉의 프로듀서들은 구상단계에서 〈스탠드〉의 영향을 입었음을 밝힌 바 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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