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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기세춘 선생은 항일가문 ‘반골’ 기질, 동양고전 번역으로 승화

등록 2008-03-14 20:28

한문학의 대가 연민 이가원, 문익환 목사, 통일운동가 김낙중씨, 신영복 교수, 그리고 신 교수가 “일제 때 선생을 검거했던 형사가 해방 뒤에도 다시 선생을 검거했다”고 탄식한 노촌 이구영, 박현채 등 쟁쟁한 ‘재야’들과 어울리며 한국현대사를 힘들게, 그러나 당당하게 헤쳐 온 ‘좌파’ 사상가 묵점 기세춘. 기대승의 후손으로 일제에 저항한 집안내력 때문인지 전쟁 때 어린 나이에 부역자로 몰렸고, 4·19 혁명에 가담했으며, 5·16 쿠데타에 좌절했던 ‘반골’ 기질. 1963년 동학혁명연구회를 만들어 후진국개발론, 통일문제를 파고들다 3선개헌을 획책하던 박정희 정권이 “과장하고 날조한” ‘통혁당사건’에 연루돼 신영복 교수 등과 함께 고초를 겪었다. 대전에서 작은 기계공장을 운영하며 사출기, 자동포장기 등을 손수 설계·제작해 연명하기도 했던 그는 “세상이 갑갑해서” 이 책 저 책 읽어가다가 동양고전에 몰입했고 “읽다 보니 왜곡이 너무 심해 더욱 울적하고 갑갑해져” 1990년께부터 출판할 생각도 없이 번역을 시작했고 상당수를 완료했다. 그래서 나온 첫 책이 〈묵자-천하에 남이란 없다〉(1992)였고, 감옥에 간 문익환 목사가 그걸 읽고 묵점과 편지를 주고받다가 94년에 함께 만든 책이 〈예수와 묵자〉였다. 같은 해 신영복 교수와 〈중국 역대 시가 선집〉 4권을 공역했고, 2002년엔 〈신세대를 위한 동양사상 새로 읽기〉 시리즈로 유가·묵가·도가·주역을 출간했다. 2005년 〈동양고전 산책〉 2권을 냈고, 2007년엔 〈장자〉를 완역하고 〈성리학 개론〉을 완성했다.

한승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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