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나르 베르베르
‘개미’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방한
“한국, 날 발견해준 미래지향적 나라”
불안증 넘으려 집필…뇌·영혼 천착
장편 영화 데뷔작 28일 국내 상영 “저한테 글을 쓰는 건 뭔가를 먹는 것과 같습니다. 글쓰기는 제가 세상을 소화하는 방식이고, 세상의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나름의 답변을 내고, 대응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개미> <뇌> <나무> <파피용> 등 한국에 소개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47·사진)가 25일 한국을 찾아왔다. 6년 만에 한국을 찾은 소감을 묻자 그는 “한국은 작가로서의 나를 처음 발견해주고, 나를 하나의 현상으로 만들어준 나라”라며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항상 관심을 갖고 있고, 작품을 쓸 때도 한국말로 옮겨질 것을 의식하며 쓴다”고 답했다.
“한국, 날 발견해준 미래지향적 나라”
[%%TAGSTORY1%%]
죽음, 우주, 영혼, 뇌 등 독특한 주제를 다뤄온 그는 글을 쓰는 이유가 “불안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 기분이 안 좋으면 이야기를 썼고, 그러고 나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 얘기를 다른 사람한테 들려줬더니 좋아했고요. 나를 치료하기 위해 책을 쓰지만, 독자들도 책을 읽으며 자신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40만 부가 팔리며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 <파피용>도 이러한 창작 동기의 연장선상에 있다. “제가 신문에서 읽었던 문제들에 대한 답변을 쓴 겁니다. 인류가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지구를 떠나 우주 어딘가에 새로운 행성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는 정말로 이뤄질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책을 쓸 수 있다는 게 정말 즐겁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한국에서 유난히 인기가 많은 이유에 대해서도 “한국 사람들의 미래 지향적인 성향이 나의 작품세계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동안 단편영화 작업 등을 꾸준히 해 오던 그는 지난해 <우리 친구 지구인>이라는 장편영화를 감독했다. 외계인의 시각으로 지구와 인간을 바라보는 이 영화는 “지구에 사는 동물의 하나로서 인간도 지구를 지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는 영화가 “인간의 있는 그대로를 비춰주는 일종의 거울 같은 영화이며 철학적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친구 지구인> 상영회는 28일 하이퍼텍 나다에서 열린다.
9년 동안 작업해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된 그의 신작 <신>은 올해 하반기께 한국에서 번역·출간될 예정이다. 프랑스에서는 <우리는 신> <신들의 숨결> <신들의 미스터리> 3부작으로 소개됐다. 그는 “하나의 완전한 세계를 만드는 굉장히 어려운 프로젝트”였다며 “민간 설화, 신화 등을 조사해 작품을 구상하는 데만 5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소설에는 ‘은비’라는 이름의 한국인 여성도 등장합니다. 한국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작품이라 한국 독자들 반응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그는 30일 <와이티엔>(YTN) 주최로 열리는 ‘월드 사이언스 포럼’에 참석해 ‘지식 창조의 힘, 뇌’라는 주제로 강연한 뒤 팬사인회, 콘서트를 연다. 장편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를 만든 김문생 감독과 만나 <개미>를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드는 작업에 대해서도 논의한 뒤, 5월1일 출국할 예정이다.
글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불안증 넘으려 집필…뇌·영혼 천착
장편 영화 데뷔작 28일 국내 상영 “저한테 글을 쓰는 건 뭔가를 먹는 것과 같습니다. 글쓰기는 제가 세상을 소화하는 방식이고, 세상의 수많은 문제들에 대해 나름의 답변을 내고, 대응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개미> <뇌> <나무> <파피용> 등 한국에 소개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47·사진)가 25일 한국을 찾아왔다. 6년 만에 한국을 찾은 소감을 묻자 그는 “한국은 작가로서의 나를 처음 발견해주고, 나를 하나의 현상으로 만들어준 나라”라며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항상 관심을 갖고 있고, 작품을 쓸 때도 한국말로 옮겨질 것을 의식하며 쓴다”고 답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