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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외딴섬 분교 아이들? 걱정을 말란께요

등록 2008-07-18 19:36

〈전교 네 명 머시기가 간다〉
〈전교 네 명 머시기가 간다〉
〈전교 네 명 머시기가 간다〉
김해등 글·윤정주 그림/웅진주니어·8500원

“아따, 머시기…으째 나만 쏙 빼부렀어야.” “혼자는 썰매 절대 못 탄다이, 너 으뜨께 탈라고 그러냐?” “자, 꽉 잡어라잉? 뿌우뿌! 추울발”

구수한 남도 사투리를 그야말로 ‘징하게’ 구사하는 갑도분교 네 아이가 주인공이다.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를 따라 도시에서 이사온 명순. 1년도 안 되어서 말투하며 행동이 갑도 사람 다 됐다. 어리바리한 행동이 특징인 수남이는 말끝마다 ‘머시기’를 연발하며 친구들 사이에 아예 머시기로 통한다. 동호는 아이들 중 가장 연장자이면서 든든한 형님 노릇을 하고, 동호 동생 동우는 명순을 좋아하면서 심통도 부린다.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인 섬마을 아이들은 바닷가를 놀이터 삼아 잘도 어울려 다닌다. 어두컴컴한 밤 달랑게 잡는 일에 의기투합하고, 비료포대로 썰매를 만들어 눈 쌓인 모래언덕을 신나게 내달린다.

사이좋은 사총사에게도 시기와 질투는 있었다. 선생님이 명순의 푸들에 관심을 쏟자, 동우는 엉뚱하게도 천연기념물 슴새를 잡아온다. 선생님께 혼쭐이 나고 본전도 못 찾았음은 물론이다. 동호와 수남은 명순의 사촌언니 미애에게 홀딱 반해 ‘사랑의 라이벌’이 되고, 더 멋진 썰매 제공으로 그녀의 환심 사기에 주력한다. 어른들의 경쟁구도도 살짝궁 ‘귀엽다’. 마을 최고 어른 대접을 받는 수남이 할아버지에게 주눅 든 동호 할아버지는 컴퓨터를 배워 홈페이지를 만들고 한껏 으스댄다. 하지만 다소 과장된 내용 탓에 뭍에서 체험문의 댓글이 쇄도하면서 힘겨운 뒷수습에 나선다.

하루는 ‘오징애’를 잡고 또 하루는 ‘민애’를 잡으며 갯벌을 누비던 아이들은 며칠 뒤면 뭍으로 전학을 가야 한다. 갑자기 갑도분교 폐교 결정이 난 것이다. 맥이 탁 풀리고, 도시 아이들하고 어울리는 것도 자신 없고, 울컥울컥 멀미 증세도 느끼지만 갑도 아이들은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새 핵교 가서 잘 댕기믄 되제 뭐가 걱정이단가요. 걱정을 말란께요’라며 마음을 다잡는 듯하다.

7개의 이야기를 엮은 연작동화로, 제1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작이다. 서해안의 비금도 출신 작가가 이야기에 사실감을 더했다. 초등 고학년.

고유리 기자 yuri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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