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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반항기의 청춘, 불량학생으로 성공하기

등록 2008-07-25 19:39

〈비뚤어질테다〉
〈비뚤어질테다〉
〈비뚤어질테다〉
시나가와 히로시 지음 / 씨네21ㆍ9800원

<비뚤어질테다>는 만화 <비밥 하이스쿨>을 보고 불량학생을 동경해 잘 다니던 기숙사제 학교를 때려치운 히로시가 겪는 거친 청춘모험극을 그린 청소년 소설이다. 초등학교 시절만 해도 엄마의 등쌀에 제법 공부를 했던 주인공이지만, 뒤늦게 반항기에 접어드니 걷잡을 수 없다. ‘새 학교에 가서 불량학생으로 성공하겠다’는 각오로 전학한다. 그렇지만 실은 싸움 한번 해본 일 없다. 마침 새 학교에는 소문난 불량학생 그룹이 있다. 적으로 보이지 않되 ‘똘마니’는 아닌 채 그룹의 일원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학창 시절만큼 속 편한 때가 있을까” 하고 말하지만, 사실 학교는 훨씬 더 좁고 솔직한 정글이다. 학업능력과 주먹순으로 가차없이 서열이 매겨진다. “학교에는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인간관계가 있다. 회사 다니는 사람은 직장 상사와의 인간관계가 스트레스라고 하지만, 거기엔 폭력이나 이지메가 없다.”

악과 깡으로 새 학교에서의 ‘불량 생활’을 시작해 나가는 주인공의 모험담을 그린 이 소설은 흔한 ‘모범생표’ 성장소설과는 다르다. 게으르지만 임기응변이 좋은 주인공이 만화를 교과서 삼아, 롤 플레잉 게임처럼 불량배 집단 나름의 규칙에 적응하며 성공적인(?) 불량학생이 되는 모습을 그린다. 경찰서에 똥폭탄을 던지고 이웃 학교 불량배를 발가벗겨 혼내주는 소년들이 사실은 상처가 있을 뿐 속마음은 착하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기대해선 안 된다. 다만 이들이 걷잡을 수 없는 질풍노도 같은 청춘임을 고려하는 수밖에. 고등학교에 가고 싶은 이유가 “교복에 용 자수를 넣고, 머리는 인형처럼 금발로 염색하고” 싶어서인 불량학생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일본의 만담 개그 스타인 시나가와 히로시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1980년대 배경의 소설은, 어쩌면 청소년보다는 자꾸만 비뚤어지고 싶었던 그 시절을 회상하는 어른들에게 더욱 어울릴 법도 하다. 청소년.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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