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네딕토 16세 교황 즉위식에 참석했던 김수환 추기경이 26일 즉위식이 끝난 뒤 새 교황을 면담하고 있다. 교황청 제공
“한국 새 추기경 서임 요청 받아들이는 것 같다”
김수환 추기경(83)이 새 교황의 마음을 담아 돌아왔다. 교황 베네딕트 16세의 즉위식에 참석하고 28일 오후 2시30분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김 추기경은 귀빈실에서 새 교황을 향한 한국인들의 기대에 대한 화답으로 입을 열었다.
“새 교황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마음을 새롭게 만들어줄 무언가를 주리라 기대합니다.”
이날은 그가 1969년 한국 가톨릭의 최고지도자인 추기경으로 서임된 지 36돌. 4일 전 로마로 떠날 때만해도 건강이 몹시 좋지 않아 주위 사람들의 우려를 샀던 김 추기경은 “로마의 공기가 서울보다 좋은 것 같다”며 환한 모습을 내보였다.
지난 26일 교황 즉위식을 다른 추기경 3명과 함께 공동 집전한 그는 “나이가 많고, 추기경이 된 지 오래 되서 이지, 내가 잘 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며 겸허와 유머로 웃음을 자아냈다.
김 추기경은 26일 오전 새 교황을 15분 간 면담했다.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까지 총책임지고, 교황에 선출돼 여념이 없을 새 교황에게 무리를 무릅쓰면서까지 면담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한국 가톨릭에 자신 말고 한 명 더 추기경을 서임해주도록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김 추기경은 “연령제한에 걸려 저와 한국교회가 교황 선출에도 참석하지 못한 것을 한국의 교인들이 아쉽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새 추기경 서임을 간절히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 추기경은 “교황님이 금방 해주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았지만 제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교황이 한국 교회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면서, 교황의 한국 방문에 대해선 “무작정 요청하는 것보다 큰 대회와 연계해 추진하는 게 나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았다.
김 추기경은 “교황과 바티칸의 회의 때 인사를 나누던 정도고,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지는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김 추기경은 교황의 인상에 대해 “자상하고 상대를 받아들이는 배려가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새 교황은 세계 분쟁지역 문제에 대해 자주 언급했던 전임 교황과 달리 가톨릭 신앙 문제에 더 치중할 것이란 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추기경은 “평화의 문제에 대해 절대로 무관심한 분이 아님으로 분쟁지역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만 세속화하는 구라파 사회의 신앙을 부활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또 “교황님이 특별히 북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없었지만 분단국가(독일) 출신이기에 분단에 대한 아픔과 고통, 문제점을 직시하고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조연현 기자 cho@hani.co.kr
김 추기경은 “교황과 바티칸의 회의 때 인사를 나누던 정도고, 어떤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나눠보지는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김 추기경은 교황의 인상에 대해 “자상하고 상대를 받아들이는 배려가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새 교황은 세계 분쟁지역 문제에 대해 자주 언급했던 전임 교황과 달리 가톨릭 신앙 문제에 더 치중할 것이란 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추기경은 “평화의 문제에 대해 절대로 무관심한 분이 아님으로 분쟁지역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다만 세속화하는 구라파 사회의 신앙을 부활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추기경은 또 “교황님이 특별히 북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없었지만 분단국가(독일) 출신이기에 분단에 대한 아픔과 고통, 문제점을 직시하고 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조연현 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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