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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조계종 ‘간화선’ 수행지침서 첫 공개

등록 2005-05-04 18:12수정 2005-05-04 18:12

3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고우 스님(앞줄 맨왼쪽)을 비롯한 수좌들과 조계종 법장 총무원장 등이 <간화선> 봉정법회를 열고 있다.
3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고우 스님(앞줄 맨왼쪽)을 비롯한 수좌들과 조계종 법장 총무원장 등이 <간화선> 봉정법회를 열고 있다.


“참선 해보실래요”

기초-실참-깨달음단계 체계적 설명

산사의 고승들 사이에서만 전해지던 간화선(화두선)이 드디어 대중들에게 공개됐다.

산사에서 열심히 수행정진해온 선원장급 수좌(선승)들이 직접 참여해 만든 ‘조계종 수행지침서’ <간화선>(조계종 교육원 펴냄)이 바로 그것이다.

간화선은 ‘불립문자’(不立文字·문자에 집착하지 않음), 교외별전(敎外別傳·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함), 직지인심(直指人心·마음을 직관함), 견성성불(見性成佛·성품을 본 즉시 부처) 등 네 가지 선종의 종지에 따라 글과 말을 백안시해왔다.

그러면서 일반 대중은 신과 같은 타력에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 깨치고자 하는 수행의지가 높아감에도 불구하고, 간화선을 스스로 수행할 길이 막혀 있었고, 사찰의 선원에서조차 체계가 없는 중구난방식의 수행이 만연했다.

이런 폐단을 극복하기 위해 선승들이 나섰다. 선승들로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편찬위원장을 맡은 충주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은 3일 서울 견지동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책 봉정법회에서 “간화선을 글로 표현하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새삼 느끼게 됐다”는 소회를 밝혔다.

화두선 수행의 전제조건은 신심(내가 본래 부처라는 믿음), 분심(그런데도 자신의 불성을 보지 못한 데 대한 분함), 의심(이토록 명백한데도 왜 나는 알지 못하는가 하는 의심)이 생명이다. 반면 화두선에서 가장 경계하는 것은 ‘이 뭣꼬’, ‘마른 똥 막대기’ 등의 화두를 이치로, 즉 머리로 따져 알려 드는 것이다. 수좌들은 답답하고, 알 수 없는 화두의심만을 철벽을 타파하듯 밀고 가야하는데, 글과 말이 그런 ‘의심’을 방해하고, 오히려 머리나 굴리게 하도록 기능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책은 간화선 수행의 기초단계와 화두의 참구, 병통의 극복, 일상 생활의 화두 참구법 등이 실린 실참 단계, 점검과 인가 등을 설명하는 깨달음의 세계 등을 담아 지도 없이 길을 떠나는 우려를 크게 불식시켜 줄 것으로 보인다. 편찬에 참여한 각화사 선덕 고우 스님은 “이 세상 모든 갈등, 대립, 투쟁을 종식시키는 방법이 바로 여기에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점이 바로 이 책이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 책은 축서사 조실 무여 스님, 법인정사 선원장 설우 스님, 상원사 선원장 의정 스님 등 15인 편찬위원들이 조계종 교육원 불학연구소 박희승 차장과 고명석 전 과장 등의 도움을 받아 8차례에 걸친 제작 회의를 거쳐 편찬됐다.

조계종은 종단 홈페이지( www.buddhism.or.kr )에 ‘간화선 정보센터’를 개설해 <간화선>의 주요 내용을 인터넷으로 볼 수 있게 했으며, 일반인의 질문을 받는 코너도 개설했다.

조연현 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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