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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박세길이 읽어낸 새로운 민중 ‘신세대’

등록 2010-04-30 21:07수정 2010-04-30 21:24

〈미래를 여는 한국인사(전 2권)〉
〈미래를 여는 한국인사(전 2권)〉




〈미래를 여는 한국인사(전 2권)〉
박세길 지음/시대의창·각 권 1만5000원

1980년대 말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로 교과서 귀퉁이에 조그맣게만 붙어 있던 우리 현대사를 ‘다시 썼던’ 박세길(48)씨가 이번에는 <미래를 여는 한국인사>를 써 내놓았다. ‘정치사회 편’과 ‘경제 편’ 두 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 현대사라는 주제는 20여년 전과 다르지 않지만,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대한 전망이 한결 또렷하게 도드라져 있다.

지은이는 서문에서 “이 책을 쓰고 있던 2009년 한 해 동안 김수환 추기경, 노무현·김대중 전 대통령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들이 유명을 달리했다. (…) 뒤집어 말해, 2009년 한국 사회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할 출발점에 서 있었던 것이다”고 말한다. 1987년 민주화투쟁 승리 후 20년 역사도 살펴봐야 하며, 그 시기 역시 한 사이클을 돌았기 때문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느꼈다는 얘기다.

정치사회 편에서는 분단부터 참여정부까지 벌어졌던 주요 사건들과 그 의미에 대해 민중을 주체로 삼아 쉽게 풀어 썼다. 분단의 고착화, 남·북 모두 빠져든 폭압적 병영국가 체제, 민중의 저항으로 승리를 쟁취한 민주화 대장정, 김영삼·김대중·노무현 민주정부들의 공과 등이다. 특히 지은이는 더불어 함께 사는, ‘공존’의 패러다임에 주목한다. 그는 민족 내부의 다양한 세력들이 공존을 거부해 분단이 고착됐으며, 오랜 군사독재가 공존의 조건을 파괴했다고 본다. 반면에 민주화와 남북관계 개선 등은 공존의 조건을 회복하는 역사로 의미를 부여한다. 그렇다면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룬 뒤 공존의 패러다임은 어느 정도 정착됐는가?

여기서 지은이는 본격적인 분석을 경제 편으로 넘긴다. 경제사 분석의 첫머리를 ‘한국인’에 대한 평가로 시작하는 것이 이채롭다. 그는 가장 가난했던 백성으로서 먹고살기 위해 개인의 이익을 중시하며 평등주의와 속도에 집착하는 한국인의 모습을 조명한다. 그런 특성은 병영국가 체제 아래 급속도의 경제발전으로 이어지고, 민주화 과정에서 재벌의 영향력이 커져 병영국가는 기업국가로 바뀌어간다. 민주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오늘날 극심한 양극화 등 우울한 자화상을 만든 신자유주의 광풍이 몰아닥친다. 지은이의 문제의식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부분은 이 지점이다. 그는 민주화와 경제건설을 함께 이뤄 낸 ‘구세대’가 신자유주의를 막아내지 못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승자 독식의 신자유주의 체제를 넘어서기 위해 구세대와 구분되는 ‘신세대’의 구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붉은악마, 촛불시위, 노사모 등에서 신세대의 등장을 읽어낸 지은이는 그 특징이 다원주의, 수평적 소통등에 있다고 본다. 이들이야말로 공존의 패러다임을 기초로 삼아 새로운 시대를 만들 수 있는 주체라는 것이다.

경제 편 뒷부분에서는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대안기업 건설을 목표로 제시하고, 신세대가 이를 만들어내기 위해 대학을 거점으로 삼는 ‘보금자리 전략’까지 내놓는다.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민족주의를 배제한 통일의 필요성도 덧붙인다.

1990년대 대학 사회의 필독서로 불렸던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처럼, <미래를 여는 한국인사>는 대학생을 주요 독자층으로 겨냥해 쓴 것으로 보인다. 20여년 전 품었던 역사 인식을 ‘신세대론’이라는 낙관적인 비전으로까지 확장해 온 지은이의 생각에 실제 신세대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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