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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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광장〉
대중문화는 넓다. 영화나 방송뿐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끊임없이 마주치는 광고나 인터넷 댓글 등도 모두 ‘사람들의 문화’, 곧 대중문화다. 반면 철학은 깊고 심오하다. 따라서 두 세계가 만난다면, 사람들은 대중문화의 넓이를, 철학의 깊이를 떠올릴 것이다. 문화 텍스트를 놓고 철학적인 글쓰기를 해왔던 철학자 김용석 영산대 교수는 새 책 <철학광장-대중문화와 필로소페인>에서 이런 발상을 뒤집는다. 인간의 고뇌가 담겨 있는 대중문화 속에서 대중문화의 깊이를 탐색하고, 대중문화의 구체적인 작품들로부터 철학을 출발시켜 철학에 넓이를 확보하려고 하는 것이다. 또 ‘대중문화로 철학하기’가 아닌 ‘대중문화와 철학하기’를 지향해, “대중문화와 철학이 함께 사유와 해학과 소통의 즐거운 축제를 벌이는 것”을 추구한다. 이젠 흔해진 대중문화와 철학을 잇는 작업이, 지은이의 대중문화에 대한 애정과 소통에 대한 욕구에 따라 다시금 새로워진다.
2007년부터 2009년 사이에 <한겨레>에 연재했던 문화칼럼을 모아 다시 썼다. 공연·방송·광고·문자·만화·애니메이션·영화 등 7가지 분야에서 64개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영화·애니매이션·만화 등 흔히 다뤄지는 영역뿐 아니라 록페스티벌·자기계발서·인터넷 댓글·리얼리티 텔레비전 등 일상생활 깊숙한 곳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라디오디제이라는 직업으로부터 삶의 깊이를 성찰하는 기회를 발견하는 등 대중문화를 종횡무진하는 가운데 재미있고 다양한 생각의 씨앗들을 찾게 된다. 김용석 지음/한겨레출판·1만6000원.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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