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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교수 ‘하나오카 광산 사건’ 재조명 논문

등록 2010-08-27 20:05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일제 강제동원 대항
한·중·일 노동자 연대를 아시나요
일제 강점기 대대적인 강제동원에 대항해 한국·중국·일본 노동자들이 ‘연대’했던 숨은 역사를 한 젊은 사학자가 새롭게 조명해냈다.

김정훈(사진) 전남과학대 교수는 최근 일본의 문학잡지인 <민주문학> 9월호에 실린 ‘마쓰다 도키코 <하나오카 사건 각서> 고찰’이라는 논문을 통해, 제국주의에 저항한 노동자 연대에 평생 관심을 뒀던 일본의 소설가 겸 르포작가인 마쓰다 도키코(1905~2004)와 그의 작품을 분석했다.

김 교수는 최근 <한겨레>와 통화에서 “광부의 딸이자 노동자 계급을 위해 평생 투쟁한 문학가인 마쓰다는 중국인 포로,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 일본인 노동자들이 뒤섞여 있던 하나오카 광산의 모습을 추적해,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계급 연대’의 면모를 자세히 밝혀냈다”고 말했다.

‘하나오카 사건’은 2차 세계대전 말기였던 1944~45년 사이 일본 아키타현의 광산 하나오카에 끌려간 986명의 중국인 포로가 불과 1년 사이에 아사·혹사·사형 등으로 절반 가까이 목숨을 잃은 참사를 말한다. 이들은 전시증산을 위한 수로변경이나 댐 공사에 투입돼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았고, 이에 반발해 집단봉기를 일으켰다가 학살됐다.

마쓰다 도키코는, 70년대 발표한 르포작품 <하나오카 사건 각서>와 소설 <지저의 인간들> 등을 통해 하나오카 광산에 중국인 포로 뿐 아니라 조선인·일본인 노동자도 있었다는 것을 일깨웠다. 그는 하나오카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중국인 포로들이 오기 전 부실한 시설 관리로 갱도가 함몰돼 조선인 노동자 11명과 일본인 노동자 11명이 함께 생매장됐던 사건(1944년 5월 발생한 ‘나나쓰다테 사건’)을 알게 됐다. 그는 또 당시 하나오카 광산에는 국경을 넘은 노동자 계급의 연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르포와 소설을 통해 알렸다. 폭행의 위험을 무릅쓰고 음식을 중국인 포로와 나누는 조선인 노동자, 그들이 말없이 지나가며 나누는 웃음, 갱에 갇힌 조선인 노동자를 구하기 위한 일본인 노동자들의 노력 등을 취재에 기반해 생생하게 묘사한 것이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마쓰다의 소설은 일본 제국주의·침략주의를 준엄하게 비판하고 반성하며, 그 속에서 국경을 넘어 국가권력과 자본주의에 맞서는 노동자 계급의 연대와 공존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사진 김정훈 교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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