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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시를 느끼면 시가 다가와요

등록 2010-10-01 23:24

시를 느끼면 시가 다가와요
시를 느끼면 시가 다가와요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
김영찬 박성한 정형근 엮음/창비·9800원

“시를 쓴 사람의 마음을 읽고 내 마음도 실어보면 어느새 시는 더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렇게 시를 느끼면 언젠가 시를 쓰고 싶다는 마음도 생길 것이다.”

경기과학고의 이동학 교사는 10년 전 제자가 쓴 시 한 편을 전하며 이렇게 덧붙인다. 시가 특별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전하고 싶어서다.

‘시 배달꾼’이 된 전국의 국어교사 50명이 추천시와 소개글을 함께 담은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을 펴냈다. 지난해부터 ‘창비국어’ 누리집에 연재된 글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책 속에는 김수영, 신동엽, 김춘수에서부터 도종환, 안도현 등 우리 현대시의 흐름을 보여주는 다양한 시인들의 작품이 있다. 은유·대구법 등 문법적으로 시를 해부하기보다는 저마다 사연을 담아 감정으로 느끼도록 돕는 게 특징이다.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
“산소호흡기로 들이마신 물 마른 내 몸 위에 그녀가 가만히 적셔 준다.” 문태준의 시 <가재미>를 권하는 교사는 마지막 구절에서 병환으로 고생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야윈 뺨 위로 흐르던 눈물을 떠올린다. 김춘수의 <꽃>을 소개한 선생님은 수업에 자주 빠지고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한 아이에게 애정을 쏟았더니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아이를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의 ‘눈짓’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함께.

교사들은 “시란 깊고 잔잔하며 때론 흔들리지만 언제나 사랑스러운 너희들”이라며 제자들에 대한 사랑도 드러내기도 하고 못 이룬 사랑을 고백하기도 한다. 삶의 체험 속에서 나온 이야기는 마음을 파고든다.

학생들도 직접 고른 시를 친구에게, 부모님에게 배달하며 각자 사연을 풀어놓는다. 한 고등학생은 암투병 중인 어머니에게 나희덕의 <뿌리에게>를 전한다. “뿌리에 대한 흙의 헌신적인 사랑이 어머니가 그에게 준 사랑”이라는 아들에게 시를 선물받은 어머니는 “받은 사랑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라”고 답한다. 어머니의 편지 구절마다 아들에 대한 따스한 사랑이 묻어난다. 어렵고 멀게 느껴온 시가 조금은 가깝게 느껴지는 시간이 될 테다. 청소년.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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