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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빛으로 남은 ‘빚쟁이’의 삶

등록 2005-06-23 17:00수정 2005-06-23 17:00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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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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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나절에 혜진이 할머니가 갈콩 한 봉지를 싸들고 오셔서 밥에 넣어 먹으라고 놓고 가셨습니다.또 이웃집 할머니에게 이렇게 빚을 졌군요. 오늘도 아내는 저를 위해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이것저것 챙겨줍니다.’

채희동 목사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생활성서 펴냄)이다.

‘아무도 따 가지 않은 꽃사과야./너도 나처럼 빚 갚으며 살고 있구나’

나희덕님의 <빚은 빛이다>란 시에 대한 그의 묵상에서 그는 이렇게 빚쟁이가 되었다. 그래서 그는 오히려 늘 뭇사람의 빛이었다.

채 목사는 <생활성서>에 연재한 ‘시와 함께 걷는 묵상길’을 유고처럼 남기고 떠났다. 충남 아산의 조그만 시골교회 목사는 마을 전체를 불바다로 변하게 했을지 모를 유조차에 들이받혀 41살의 나이로 빛이 되었다.

그는 이제 신경림의 ‘갈대’, 박노해의 ‘사람만이 희망이다’, 도종환의 ‘벗 하나 있었으면’, 김해와의 ‘새로움에 대하여’, 황명걸의 ‘꽃밭에 물을 주며’, 인병선의 ‘들풀이 되어라’에 대한 그의 묵상을 빛으로 남겼다.

묵상 속엔 그가 떠난 들꽃교회를 지키고 있는 부인 이진영씨와 여섯살 아들 윤기, 세살 딸 율미와 삶이 그림처럼 그려졌다. 사람의 크기는 비로소 그가 떠난 뒤에야 알 수 있고, 어둠 속에서야 빛이 더욱 그리워진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묵상집이다. 조연현 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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