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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옛 과학자들이 궁에 숨겨둔 보물들

등록 2010-11-12 21:17

창덕궁에 가본 적이 있는가. 돈화문, 인정전, 후원의 부용지, 금천교, 불로문 등을 봤겠지만 부용지의 배수구와 인정전 앞마당의 박석을 눈여겨보진 않았을 거다.

<창덕궁에서 만나는 우리 과학>은 옛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창덕궁에 숨겨놓은 보물을 찾아 나선다. 한국과학사를 전공한 지은이는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만들어낸 전통 과학과 기술”을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설명한다.

창덕궁의 건물 배치는 매우 자유롭다. 금천과 종묘로 이어지는 땅기운의 흐름을 바꾸거나 지맥을 끊지 않도록 건물을 지었다. 그래서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은 인정전 앞에 두지 않고 옆으로 비껴 두어서 인정전으로 들어가려면 금천교에서 한번, 인정문 앞에서 한번 이렇게 두번을 꺾어 들어가야 한다. 중요한 행사가 열리던 인정전에 들어서면 앞마당에 깔린 박석을 볼 수 있다. 임금의 목소리는 인정전 처마에서 한번 반사되고 행각에서 다시 메아리쳐 박석에서 다시 튕겨져 맨 뒤에서도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했다.

창덕궁에서 만나는 우리 과학. 김연희 글·홍수진 그림/ 창비·1만1000원
창덕궁에서 만나는 우리 과학. 김연희 글·홍수진 그림/ 창비·1만1000원
각 건물을 자세히 보면 또 다른 과학을 만날 수 있다. 지붕 밑에 건물의 장식인 양 ‘쌍희 희(囍)’자 같은 모양이 있다. 이것이 건물 안의 눅눅한 공기를 밖으로 나가게 하는 통풍구다. 환기가 잘 돼야 사람도 건물도 오래 건강할 수 있다는 조상들의 생각을 오롯이 보여준다.

이번엔 부용지에 가보자. 물난리를 예방하기 위해 부용지에 넘치는 물은 배수구를 따라 다 밑으로 흐르게 했다. 마치 세면대처럼 구멍을 만들어 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내용을 재미있는 만화로 전한다. 여자아이 ‘창덕’과 남자아이 ‘궁’, 창덕궁에 사는 까치 ‘왕이’가 창덕궁을 함께 둘러보는 별도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여준다. 세 캐릭터가 창덕궁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장면이 창덕궁 관련 사진과 어우러져 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창덕궁에서 만나는 우리 과학>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창덕궁의 참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제14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 기획 부문 대상 수상작. 초등 고학년.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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