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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신자유주의에 몸부림치는 사람들

등록 2010-12-24 20:36

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양윤옥 옮김/은행나무·1만4500원.
꿈의 도시. 오쿠다 히데오 지음·양윤옥 옮김/은행나무·1만4500원.
[잠깐독서] 꿈의 도시
<꿈의 도시>는 <공중그네> <남쪽으로 튀어!>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2009년 신작이다. 세 개의 군이 합병한 인구 12만의 지방 도시 유메노를 배경으로 삼아 다섯 인물의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세 군의 이름 머리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 ‘유메노’는 일본어로는 ‘꿈의’(ゆめの)라는 뜻을 지닌다. 원제인 ‘무리’(無理)가 소설의 주제를 정직하게 반영한다면, ‘꿈의 도시’는 역설적·반어적 제목으로 읽힌다. 작가는 이 도시에 사는 다섯 인물의 이야기를 차례로 들려준다. 생활보호비 수급 대상자들을 상대하는 공무원 아이하라 도모노리, 도쿄의 대학으로 진학하는 게 꿈인 여고생 구보 후미에, 폭주족 출신 ‘사기’ 세일즈맨 가토 유야, 사이비의 경계를 넘나드는 신흥종교에 빠진 장년의 이혼녀 호리베 다에코, 그리고 큰 무대에 진출하고자 하는 야망을 품고 있는 시의원 야마모토 준이치. 유메노의 주민들을 ‘대표’하는 이 인물들의 삶은 평범하다면 지극히 평범하다. 그러나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삶은 근본적으로 출구가 막힌 것임이 드러난다. 유메노라는 후진 지방 도시에서 제아무리 몸부림을 쳐 봐도 “어떻게도 치고 올라갈 수가 없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을 뿐이다. 이들은 “세상이 언제부터 이렇게 살기 힘들어졌는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그 배경에 신자유주의가 가져온 전세계적 경제위기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그들은 피부로 느끼고 있다. 서로 무관한 삶을 살던 다섯 주인공을 한자리에 모이게 만드는 마지막의 대형 교통사고는 그런 의미에서 신자유주의 체제의 파국을 상징하는 장면으로 읽히기도 한다.

오쿠다 히데오 지음·양윤옥 옮김/은행나무·1만4500원.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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