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이름으로-종교 폭력의 진화적 기원
신의 이름으로-종교 폭력의 진화적 기원
십자군전쟁 등 오랜 인류의 삶 속에는 ‘신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온갖 폭력들이 새겨져 있다.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 종교와, 종교의 이름으로 추종자들이 행한 폭력을 구분하려 한다. 리처드 도킨스와 같은 이들은 과학을 통해 ‘종교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며 종교 자체를 없애려 든다. 인지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연구하는 종교학자 존 티한은 <신의 이름으로-종교 폭력의 진화적 기원>을 통해, “폭력은 종교의 탈선이 아니라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주장을 내놓는다. 폭력은 종교의 일부라는 것이다. 그는 인간의 마음이 진화를 거치며 지금 갖고 있는 도덕성과 종교들이 형성됐다는, 진화심리학적 관점을 통해 종교의 본질을 따진다.
집단적 생존과 번식을 추구하는 인간은 개별 개체가 자신에게만 유리한 행동을 선택해 집단에 불리한 결과를 주는 상황을 피해 ‘협력’의 전략을 발전시켜왔다. 지은이는 집단적 결속을 강화하고 협력을 가능케 하는 가장 강력한 도덕 체계가 바로 종교라고 본다. 그러나 집단 내부의 결속을 위한 논리는 필연적으로 집단 외부를 교화의 대상으로 삼거나 몰살의 대상으로 삼는 폭력을 낳게 된다. 종교의 배타적이고 폭력적인 본성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도덕 전통 분석 속에서도 드러난다. 그러나 지은이는 수천년 동안 발전해 온 도덕 체계로서 종교는 인간이 버릴 수 없는 정서적 근거라고 본다. 따라서 진화적 관점에서 기존의 종교적 전통을 반성하고, ‘인간의 복지’라는 인류 공통의 보편적 도덕 체계를 만들고자 하는 ‘실용주의적 휴머니즘’이 대안이라고 역설한다. 존 티한 지음·박희태 옮김/이음·2만2000원.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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