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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숲속 요정·수녀 키스 등 ‘문제적 사진들’

등록 2011-04-29 20:52

논쟁이 있었던 사진들
논쟁이 있었던 사진들
사진 역사서 논란 부른 73장
도발적 소재에 조작·음모설도
예술·윤리·표현자유 도마위에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다니엘 지라르댕ㆍ크리스티앙 피르케르 지음/미메시스ㆍ3만9000원

사진은 탄생부터 논쟁이었다. 1839년 다게르의 다게레오타입이 원조라고 주장했지만 니엡스 등 다른 선두주자의 사진이 먼저 세상에 선보였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 새로운 장르는 이후 여러 논쟁을 거치며 성장해왔다. 새 책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정진국 옮김)는 제목 그대로 사진 역사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불렀던 ‘문제적 사진’ 73장을 골라 소개한다. 사진이 예술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부터 시작해 저작권, 초상권, 아동 나체, 포르노, 사진가의 윤리, 사진 조작 등 지금까지 계속되는 본질적이고 핵심적인 논쟁을 만나볼 수 있다.

책에 실린 사진이 부른 논쟁 중에는 결론이 난 것도 있지만 아마 영원히 결론이 나지 않을 논쟁도 있다. 사진은 진실이며 역사이자 기록인 동시에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매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920년 열한 살짜리 소녀가 찍은 사진(아래 왼쪽 사진)은 희대의 화젯거리였다. 사진 속에 놀랍게도 숲 속의 요정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지금 보면 조잡한 합성이 분명하지만 당시엔 전 영국을 뒤집어 놓았다. 셜록 홈스의 작가 아서 코넌 도일까지 논쟁에 뛰어들어 진실을 밝히려 했다. 무려 60년이나 지나서 사진에 등장한 소녀가 조작임을 자백했지만 찍은 이는 끝내 진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논쟁이 있는 사진의 역사>
1969년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이 공개한 달 탐사 사진도 여전히 논쟁의 도마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소련과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이기고 싶은 미국이 전세계를 상대로 사기극을 펼쳤다는 음모이론은 아직 유효하다.

이밖에 예수상을 오줌 속에 넣고 찍어 격렬한 논쟁을 불렀던 안드레스 세라노의 사진, 어린 여자애들에게 헐렁한 옷을 입혀 찍은 사진으로 아동성애 논란에 휩싸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작가 루이스 캐럴의 사진, 굶주려 죽기 직전인 소녀를 노리는 독수리 사진으로 왜 소녀를 구하려 하지 않았느냐는 비난을 받았던 케빈 카터의 사진 등 예술과 보도 분야의 사진도 여럿 들어갔다.

사진의 영원한 주제인 ‘누드’를 둘러싼 논쟁도 빠질 수 없다. 2004년 잡지 표지로 쓰려고 찍은 배우 앤절리나 졸리의 상반신 노출 사진(아래 오른쪽)은 하얀 말이 졸리의 가슴에 코를 묻고 있다. 비난을 우려한 잡지사는 제본을 마치고도 배포, 판매를 포기했다. 흥행 성공을 위해 노골적으로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진도 있다. ‘신부와 키스하는 수녀’(위) 등 의도적으로 논쟁의 한복판에 뛰어든 베네통의 광고사진들이 대표적이다. 사진 찍는 누구나 고민하게 되는 초상권과 표현의 자유 논쟁을 담은 사진도 있다. 뤼크 들라예는 1995~97년 지하철에서 카메라를 목에 걸고 주머니 속에 든 셔터를 눌러서 익명의 승객들 사진을 찍어 사진집을 냈다가 승객 중 한 명에게 10만프랑짜리 소송을 제기당했다. 결론은? 법정은 표현의 자유를 인정했다.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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