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환경전문기자가 쓴 북한산 바위봉 ‘탄생비화’

등록 2011-07-01 20:51

한반도 자연사 기행. 조홍섭 지음/한겨레출판·1만5000원
한반도 자연사 기행. 조홍섭 지음/한겨레출판·1만5000원
한반도 자연사 기행. 조홍섭 지음/한겨레출판·1만5000원

주말이면 전국 방방곡곡 사람들이 산으로 몰린다. 서울에서 인기가 좋은 등산지는 단연 북한산이다.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노적봉 등 둥글고 뾰족하니 누군가 일부러 깎아 만든 듯한 바위 봉우리들의 모습이 사람들을 잡아끈다. 그런데 늘 ‘야, 멋지다’ 찬탄만 하고 말았다. 이번엔 좀더 깊은 궁금증을 이끌어내보자. 도대체 북한산의 이런 바위 봉우리들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한반도 자연사 기행>은 우리나라 전문기자 1세대로 꼽히는 조홍섭 <한겨레> 환경전문기자가 쓴 한반도의 지질·지형 이야기책이다. 책머리에서 지은이는 “환경과 과학 담당으로 25년 이상 일하면서 국토의 구석구석을 꽤 돌아다닌 편이지만, 국토의 뼈대와 근본에 관한 것일수록 무지의 정도가 심각하다는 자책감이 들었다”고 말한다. 환경전문기자가 이런 고백을 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지구과학, 그리고 자연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아직 적은 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 지구과학을 21세기를 위한 시민 교육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등 전세계적으로 지구과학의 중요성은 점점 더 강조되는 추세다. 그래서 지은이는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그동안 국내 출판계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대중적인 지구과학·자연사 입문서라고 할 수 있다.

책은 지은이가 지형과 지질에 초점을 두고 한반도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관찰하고 공부한 결과물을 묶었다. 지구과학에 관심이 적었던 사람이라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이 많아 그 내용 자체가 새롭고 흥미로울 듯하다. 대륙충돌설에 따르면 한반도는 하나의 땅덩어리가 아니라, 세 조각의 땅덩어리가 만나서 붙은 결과물이라고 한다. 2억6000만년 전에 시작된 곤드와나 대륙의 북상으로 작은 땅덩어리들이 서로 부닥치며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북한산 탄생 비화도 여기에서부터 풀이될 수 있다. 땅덩어리들이 충돌하는 틈새에 땅 밑 뜨거운 마그마가 스며들어 화강암으로 굳었다. 그것이 지표면으로 올라온 뒤 양파껍질처럼 겹겹이 떨어져 나가는 ‘박리’, 세로 방향으로 갈라지는 ‘절리’ 등 여러가지 힘을 받으며 지금처럼 깎아놓은 듯한 바위 봉우리를 이룬 것이다.

그럼 한반도 땅의 나이는 얼마나 됐을까? 인천 앞 대이작도에 있는 암석으로 확인할 수 있는 나이는 25억년이라고 한다. 제주도의 명물 성산 일출봉은 물과 불의 합작품이다. 일출봉에 가면 무작정 봉우리에 올라가기보다는, 해안가로 내려가 뜨거운 용암이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서 만들어낸 화산재 지층의 장관을 보라고 권한다. 100년 안에 다시 분출할 가능성이 있는 백두산, 전남 여수에 남은 공룡의 자취, 우리나라에 남은 마지막 자연갯벌인 곰소만 등 지은이가 지형·지질을 통해 보여주는 한반도는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서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한반도 자연사 기행>은 지은이와 대한지질학회 소속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기획했던 ‘살아있는 한반도’란 <한겨레> 기획 연재 시리즈가 토대가 됐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