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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영화·소설 ‘당의정’으로 풀어낸 사회과학

등록 2011-11-25 20:40

캠퍼스 밖으로 나온 사회과학
김윤태 지음/휴머니스트·1만5000원
캠퍼스 밖으로 나온 사회과학 김윤태 지음/휴머니스트·1만5000원
세계화 등 소용돌이 속 관심 커져
역사적 흐름·핵심 이론 쉽게 풀어
한때 많은 사람들이 사회과학 서적을 탐독했다. 그러나 경제, 기업, 투자, 경쟁력, 자기계발 등에 대한 관심이 치솟으며 사회과학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잦아들었다. 사회현상을 탐구하고 이해하는 것보다는 사회 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익히는 게 더 급한 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잊혀졌던 사회과학은 다시 되돌아오고 있다. 지난해 <정의란 무엇인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등 딱딱한 사회과학 서적들이 사람들의 인기를 끈 것은 그 단적인 사례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가 사회과학에 대한 교양서<캠퍼스 밖으로 나온 사회과학>을 쓴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한다. 그는 책머리에서 “사회과학은 격변의 시대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며 “캠퍼스 밖에서 사회과학에 대한 갈증을 함께 풀고 싶었다”고 밝혔다. 지난 10년 동안 세계화, 정보화, 개인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회의 구조와 개인의 일상생활이 거대한 지각변동을 경험했는데, 이는 사회의 구성원리를 밝히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안을 찾으려는 도구인 사회과학의 필요성을 다시 불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사회과학의 기초 이론과 주요 쟁점들을, 대중강연과 같은 화법으로 이제 막 사회과학에 입문하는 독자들에게 쉽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사회를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다. “사회를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는 결국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지은이는 이런 관점을 중심에 놓고 사회과학의 역사적 흐름을 차분하게 정리해간다. 현대 사회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에밀 뒤르켐은 사회를 개인 밖에 존재하는 거대한 구조라고 파악했다. 개인과 사회의 관계 속에서 사회에 더 강조점을 찍는 이론이다. 이와 반대로 개인을 더 강조하는 흐름도 있다. 사회라는 고정된 실체는 존재하지 않으며, 사회란 개념은 상호작용을 하는 개인들의 집합을 가리킬 뿐이라는 이론이다.

이 두 가지 흐름은 서로 비판하고 영향을 주면서 사회과학을 발전시켜왔다고 한다. 지은이는 ‘개인과 사회’에 대한 인식, ‘자연과 사회’에 대한 인식, 사회과학에서 쓰이는 방법론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연결하고 이어가며 현대 사회학이 발전해온 모습을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또 역사적 사실은 물론 영화, 소설 등 다양한 사례를 들어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친절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지은이 스스로는 사회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구조주의 이론’과 ‘개인들의 상호작용 이론’보다는, “사회란 미덕을 키우고 동반자를 만들고 공동선을 추구하는 것”이라 주장하는 제3의 방식을 더 좋아한다고 밝힌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개인과 사회가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호모 폴리티쿠스’(정치적 인간)를 강조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을 ‘이디오테스’, 곧 바보라고 여겼다고도 한다. 여기서 정치란 오늘날 말하는 직업정치가 아니라 인간이 모여 사는 공동체의 삶 자체를 가리킨다. 이런 관점을 받아들여 지은이는 ‘호모 소시에타스’란 개념을 강조한다. 사회가 전적으로 개인의 행동을 규정하는 것도, 개인이 사회로부터 완벽히 독립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인간은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끊임없이 따져묻는 ‘사회적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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