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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남모르는 가슴앓이에 우리 마음도 큰답니다

등록 2012-01-06 20:15

<사료를 드립니다>는 ‘몰래카메라’, ‘이상한 숙제’, ‘사료를 드립니다’ 등 다섯가지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어린이들이 마주한 현실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냈다.
<사료를 드립니다>는 ‘몰래카메라’, ‘이상한 숙제’, ‘사료를 드립니다’ 등 다섯가지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어린이들이 마주한 현실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냈다.
30여년간 동화 쓴 이금이 작가의
어린이들 고민·성장 담은 단편집
청소년문학 선구자 박상률 작가
자아 찾는 불량청소년 내면 그려
‘어린이문학’과 ‘청소년문학’이라는 특화된 길을 앞장서 터 온 두 작가가 새해 들어 나란히 새 책을 내놨다. 30여년 동안 창작동화를 써온 이금이 작가는 5편의 단편을 모은 작품집 <사료를 드립니다>를, 우리나라 청소년문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박상률 작가는 역시 청소년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소설 <불량청춘목록>을 최근 출간했다. 두 작가는 각각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그들의 눈높이에서 현실을 그려내고 새로운 성찰과 희망의 계기를 전해준다.

사료를 드립니다
이금이 지음/푸른책들·9500원
사료를 드립니다 이금이 지음/푸른책들·9500원
<사료를 드립니다>에 나오는 아이들은 얼핏 보기에 큰 걱정 없어 보이지만, 모두 나름대로의 고민들을 떠안고 있다. 책 속 단편 중 하나인 ‘조폭 모녀’의 주인공 민지는 개그우먼이 장래 희망이지만 학습지 선생님인 어머니가 자꾸 좋은 성적과 선생님이라는 꿈을 다그쳐서 고민이다. ‘건조주의보’의 주인공 건우는 성적이 전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누나에게 밀려, 자신만 가족들에게 홀대받는다고 생각해 서러워한다. ‘몰래카메라’의 주인공 유나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평소 좋아하는 준성이에게 초콜릿을 선물해주고 싶은데 달랑 손안에는 500원밖에 없다. ‘사료를 드립니다’의 주인공 장우는 그동안 길러왔던 개 장군이와 원치않는 이별을 겪어야 했다.

탁월한 이야기꾼답게, 지은이는 이처럼 어느 아이들이나 가질 법한 일상 속 고민들을 재료로 삼아 아이들의 섬세한 마음속 감정 변화와 고민이 풀려가는 과정을 재미있게 풀어낸다. 변화무쌍하고 알쏭달쏭한 아이들의 입체적인 마음을 천연덕스럽게 묘사해가는 가운데 등장인물들이 성장해가는 찰나를 짚어낸다.

민지는 자신에겐 조폭 같은 엄마가, 좋아하는 남자친구인 영민이에겐 존경받는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란다. 그러곤 ‘엄마를 멋진 선생님이라고 생각하는 영민이가 내 손에 있으니, 난생처음 이번 대결에서는 엄마를 이길 것 같다’고 생각한다. 초콜릿 살 돈을 바라는 유나는 무거운 짐을 옮기는 할머니를 도와드리고선 ‘착한 아이에게 상을 주는 몰래카메라였으면 좋겠다’고 바라지만, 그 허망함을 깨우친다. 10년 넘게 길렀지만 이미 다른 가족의 소중한 구성원이 된 개 장군이의 모습을 보며, 장우는 자신의 애착을 버리고 점차 이별을 받아들이게 된다.

불량청춘목록
박상률 지음/자음과모음·1만원
불량청춘목록 박상률 지음/자음과모음·1만원
<불량청춘목록>은 제목 그대로 불량한 청춘들의 삶을 나열한다. 공부와 머리, 주먹을 겸비한 주인공이 나오기 때문에 얼핏 학원영웅을 그린 소설 같지만, 폭력을 휘두르는 불량청소년들을 응징하는 모범생은 모범생 나름대로 자신의 내면에 감춰진 불량기를 두려워하는 결벽증에 사로잡혀 있다. 겉으로는 진정한 ‘짱’이지만 속으로는 짱이라는 껍데기를 거부하고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하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 희망이라곤 없어 보이는 서울 근교 실업고등학교라는 현장과 그 속에서 주유소 아르바이트로 고단한 삶을 보내는 현우, 주먹을 앞세워 튀어보려 하는 형근 등 이 시대 청춘 군상이 살아가는 모습들을 현실과 가깝게 펼쳐내면서도 단숨에 읽히는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어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그림 <푸른책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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