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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동양화 보며 읽는 동화 마음의 상처 아물어요

등록 2012-01-13 20:28

현장 예술치료·심리치료사들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 내
세상과 관계에서 내면 발견
수묵화 등 동양화 기법 표현
예술에는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기능이 있다. 고도로 산업화된 세상 속에서 마음의 병이 점점 더 깊어가는 현대인들은 다양한 예술 속에서 자기를 치유할 방법을 찾곤 한다. 심리치료 현장에 춤이나 연극, 그림이나 문학 등이 활용되는 비중이 점차 커지는 현상도 예술 속에 담긴 치유의 기능이 그만큼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아예 ‘심리치료’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진 동화책들도 나왔다. 동양사상에 문학, 미술, 음악, 동작, 연극 치료 등을 접목한 치료기법과 프로그램을 연구하는 통합문학치료연구소는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라는 동화책 시리즈를 최근 펴냈다. 전체 10권 가운데 <말하는 소나무> <길 이야기> <내 친구 아카시> 등 세 권이 먼저 출간됐다. 글을 쓴 작가들은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예술치료사, 심리치료사들. 이들이 치료 현장에서 내담자들과 함께 하거나 스스로 자기 치유를 위해 했던 글쓰기 체험들이 동화의 소재로 녹아들었다고 한다.

<말하는 소나무>에는 이 세상의 모든 비밀을 다 알고 있는 소나무가 등장한다. 소나무는 자기가 아는 모든 지식과 지혜를 사람들에게 설명하려 들지만, 사람들은 소나무가 말을 많이 할수록 그를 떠나고 손가락질한다. 그런 소나무 앞에 그의 말을 다 귀담아들어주고 공감해주는 한 소녀가 나타난다. 며칠 동안 소녀와 함께 놀며 하고 싶은 모든 말을 쏟아낸 소나무는 점차 말이 없어지고, 사람들은 점차 말이 없는 소나무 곁으로 찾아온다.

<길 이야기>의 주인공은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하는 오솔길이다. 그는 소원대로 아스팔트를 입은 신작로로 변신했지만, 매연을 뿜는 자동차 대신 사람들이 오가던 예전의 자기 모습으로 되돌아가려 한다. <내 친구 아카시>는 크고 번듯한 다른 나무들보다 작고 초라하지만, 굳은 뿌리로 비바람을 이겨내는 아카시 나무의 모습을 보여준다.

말하는 소나무
고희선 글·윤세열 그림/나한기획·2만4000원

길 이야기
임민주 글·김태연 그림/나한기획·1만8000원

내 친구 아카시
김수련 글·한유진 그림/나한기획·1만8000원

각각의 이야기들은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새롭게 발견해내는 것을 주요 주제로 삼는다는 점에서 자기 치유적 성격을 드러낸다. <말하는 소나무>에서 소녀의 존재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치유한 소나무처럼, 자신의 내면을 되새길 계기를 준다. 특히 말을 잊은 소나무, 성장과 개발(아스팔트)에 억눌린 오솔길, 쓸모없어 보이던 아카시 나무의 강한 생명력 등에선 동양사상의 영향이 강하게 배어난다. 고희선 통합문학치료연구소장은 “관계와 소통,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는 동양사상을 심리치료에 적극적으로 연결짓고 있다”며 “시리즈 전체의 중요한 특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림 역시 동양화적 요소를 강하게 드러낸다. <말하는 소나무>의 소나무와 꽃, 인물 그림 등은 수묵화를 바탕으로 삼고 있으며, 둥근 테두리 안에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표현된 <길 이야기> 그림은 태극의 모양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화려한 색깔이 가득한 <내 친구 아카시>의 그림들 역시 동양화 기법으로 표현됐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그림 나한기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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